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는 가운데 신규 주택 판매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금리와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8년여 만에 최소치로 줄었다.
23일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신규주택 판매는 계절조정·연간 환산(SAAR) 기준으로 51만1천채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월(50만5채) 이후 8년 6개월 만의 최소치다.
7월 판매는 전월보다 12.6%, 작년 동월보다는 29.6% 각각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 2.5%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훌쩍 뛰어넘은 부진한 모습이었다.
미국 신규주택 판매는 올해 들어 5월에 반등한 것을 제외하고 하향 추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폭스비즈니스는 모기지 금리와 집값 상승으로 잠재적 매수자가 시장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만기 30년 고정금리형 모기지 금리는 최근 5.13%로, 1년 전(2.86%)보다 2배가량 올랐다.
7월 신규 주택 가격 중간값은 43만9천400달러로, 전월보다 9%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주택구매 취소 사례도 속출했다. 온라인 부동산매매 회사 레드핀에 따르면 7월 주택구매 취소가 6만3천건으로 최근 2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최근 미국 주택시장이 주택 판매와 주택 건축 측면에서 경기후퇴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NAR이 집계한 기존주택 판매는 7월에 전월 대비 5.9% 줄어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집값 측면에서는 경기후퇴가 아니다”며 “매물이 여전히 빠듯하고 가격은 전국적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과거에 집을 산 사람들 상당수가 후회한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부동산회사 ‘클레버 리얼 에스테이트’가 작년과 올해 집을 사들인 개인 약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결과 응답자의 72%가 주택 구매를 후회한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가장 큰 후회 이유로 ‘너무 많이 돈을 쓴 점'(30%)을 들었다. 또한 ‘구매 결정을 서둘렀다'(30%)거나, ‘너무 빨리 구매했다'(26%)는 답도 많았다.
지난 몇 년 동안 판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주택 매수자들이 주택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무리한 탓에 이처럼 후회하는 일이 생겼다고 CNBC는 설명했다.
예컨대 구매자의 31%는 호가 이상으로 집을 샀다. 36%는 집을 직접 보지도 않고 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