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엘리제이시에 허가 신청조차 못해
미 건축법 따라 한옥 설계하기도 까다로워
관계자들 5월 현지 방문…겨울쯤 시공 예상
전북대학교가 올해 조지아주 엘리제이시에 조성하기로 했던 전통 한옥 마을이 착공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전북대는 지난해 7월 엘리제이시에 올해 2월까지 전통 한옥 한 채를 짓고, 후에 한옥 60채 규모의 한옥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본지가 엘리제이시 길머 카운티의 도시계획부에 확인해본 결과, 해당 한옥 부지에는 건축 허가 신청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7월 27일 전북대학교는 조지아주 엘리제이시에 한옥 60채 규모의 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KBS 뉴스 보도 화면.
캐런 핸슨 도시계획부 책임자는 지난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옥 마을에 대한 내용은 자세히 듣지 못했고, 건물 한 채를 짓는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들었지만 건축 허가 신청서를 받은 게 없다”고 전했다.
건축 허가 신청이 늦은 이유는 아직 설계도면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대와 업무협약을 맺은 알파솔루션의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아직 첫 번째 한옥 건물의 설계도면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미국에서 짓는 건물인 만큼 미국 건축법을 따라야 하지만, 이를 적용하다 보면 한옥의 틀이 망가져 버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대는 이번 한옥 마을 프로젝트를 위해 둘루스에 있는 알파솔루션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알파솔루션은 전북대 한옥·건축 엔지니어와 미국 측 엔지니어 사이의 소통 역할을 맡고 있으며, 한옥이 완공된 후 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건축 자재 확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계획은 한옥을 고창캠퍼스에서 제작한 뒤 선박으로 운반해서 미국에서 조립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운송난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전북대 한옥건축기술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운송비 상승으로 시공일정 등에 어려움이 있다”며 “운송비 문제와 목재 현지 수급 여부에 따라 시공 스케줄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북대 관계자들은 지난 5월 조지아주를 방문해 현지 전문가들과 대지와 건축 조건 등을 직접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 관계자는 “협의한 내용으로 도면과 3D모델링을 계속 진행 중이며, 부지는 이미 정비되어 있다”며 “올 겨울 시공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