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앨라배마·조지아 중소 도시
대도시보다 생활비·집값 50%나 싸
자녀 성적과 남편 월급 빼고는 모든 것이 오르는 고물가 시대다. 땅 넓은 미국에서는 주마다 생활비 차이가 크다. 비용 절감을 위해 타주로 이사하기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이들에게는 요원하기만 한 꿈은 아니다. 최근 고뱅킹레이트(gobankingrates.com)가 게재한 전국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귀띔하는 물가 낮은 소도시들을 알아봤다. 동남부 주요 도시들이 물망에 올라있다.
▶테네시주 존슨 시티(Johnson City, Tennessee)
연방센서스국 조사에 따르면 최근 수 년 간 테네시는 저렴한 물가와 온화한 날씨 덕에 유입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뉴호라이즌홈바이어(newhorizonhomebuyers.com) 에릭 라이트 대표는 “테네시는 최근 유입 인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생활비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며 “주택 중간값은 23만1600달러 수준이며 기업 친화적인 정책으로 최근 1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구직도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주택 정보 사이트 리놀타닷컴(rentola.com) 에릭 닐슨 대표는 “고물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존슨 시티는 휴스턴에 비해 생활비가 50% 정도밖에 안 든다”며 “또 타주에 비해 진료비도 60% 정도여서 적은 생활비로 생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앨라배마주 어번 시(Auburn, Alabama)
앨라배마는 미국에서 생활비가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다. 프로블럼프로퍼티팔스닷컴(problempropertypals.com)의 조지 베티 대표는 “2000스퀘어피트 규모의 4베드룸 주택을 어번시에서는 가주 주택 구입가의 33%만 지불하면 살 수 있다”며 “또 어번 시의 평균 주택값은 약 31만달러로 이는 전국 평균보다 6만 달러나 저렴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아주 서배너(Savannah, Georgia)
서배너는 기후가 온화하고 물가가 저렴해 최근 타주 인구 유입이 늘고 있는 추세. 미세스프로퍼티솔루션(mrspropertysolutions.com) 크리스티나 올테가 대표는 “서배너 거주민들의 생활비는 전국 평균보다 13.3%나 낮은데 특히 거주비가 전국 평균보다 36%나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또 식료품, 유틸리티 비용, 운송비 역시 타주보다 훨씬 저렴해 적은 생활비로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텍사스주 시더 파크(Cedar Park, Texas)
텍사스주 하면 오스틴 시에서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지만 생활비가 예산에 맞지 않는다면 오스틴 근교의 시더 파크를 고려해 볼만하다. 파산법률센터(Bankruptcy Law Center) 아헌 틸 변호사는 “시더 파크의 평균 가구 연소득은 8만954달러이고 생활비는 약 5만8497달러 수준”이라며 “특히 이 지역은 엔지니어링 및 건축 분야에 고용 기회가 많고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아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주 포츠타운 (Pottstown, Pennsylvania)
필라델피아 중심부에서 45마일 떨어져 잇는 포츠타운은 몽고메리 카운티에 위치해 있는 소도시로 방 3개, 욕실 1개 짜리 집을 15만달러에 구입 가능하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집값이 폭등했지만 포츠타운에서는 가격 폭등은 일어나지 않을 만큼 집값이 싸고 안정적이다. 피어스리얼에스테이트닷컴(fiercerealestatecorp.com) 데보란 앤 스펜서 중개인은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주택 소유주가 되길 원한다면 주저 말고 포츠타운으로 오라”고 말한다.
▶뉴욕주 버팔로(Buffalo, New York)
만약 물가는 저렴하지만 소도시에 사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면 중간 규모 도시들 중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나이아가라 대학교 경제학과 텐파오 리 명예 교수는 “고물가 시대지만 잘만 찾아보면 전국 곳곳에 물가가 저렴한 중소 도시들이 산재해 있다”며 “뉴욕주 버팔로 시의 경우 작년 12월 주택 중간값이 19만6000달러 수준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특히 버팔로는 재산세, 생활비, 자연 환경, 공교육 등을 고려했을 때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시카고 교외
시카고 교외는 좋은 학군, 저렴한 생활비로 젊은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틴리 파크(Tinley Park)는 시카고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데 평균 주택 가격은 28만3000달러 수준으로 전국 평균보다 13% 정도 낮다. 또 탄리 파크 외에도 좋은 학군 및 저렴한 생활비를 갖춘 시카고 인근 소도시들이 많아 저렴한 생활비를 원하는 이들의 유입이 늘고 있다. 따라서 대도시와 가까운 중소 규모 도시 인근에 거주하기를 희망한다면 시카고 교외를 고려해 볼 만하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