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폴더 문서 다 회수했는지는 안밝혀
일반문서 1만여건도 압수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기밀 표기’가 있으나 비어있는 폴더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FBI는 압수수색에서 기밀표시가 없는 1만건 이상의 일반 정부 문서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일린 캐넌 플로리다주 연방 판사는 2일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 물품의 상세 목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FBI는 지난달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해 상자 33개에 들어 있는 문서와 다른 물품들을 확보했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문서 가운데는 기밀 표시가 있으나 비어있는 폴더도 48개가 있었다고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폴더에 있던 기밀문서를 빼돌렸거나 분실했음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빈 폴더에는 민감한 정보가 담겨 있다며 열람자에게 반드시 대통령 비서실이나 군 보좌관에게 반납하라고 표시돼 있었다.
FBI는 빈 폴더에 담겨 있던 문서를 모두 회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FBI의 압수 물품 가운데는 기밀 표시가 없는 문서와 사진도 1만1천여건이 있었다.
법에 따라 이 정부 문서도 국립기록원에 반납됐어야 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법원에 제출한 소명서를 통해 자택 압수수색에서 100건 이상의 기밀문서가 들어있는 33개 박스를 압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1급 비밀(Top Secret) 표시가 있는 문서는 18건, 2급 비밀(Secret)은 54건, 3급 비밀(Confidential)은 31건으로 집계됐다.
1급 표시가 있는 문서 18건 중 7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 있었다. 이 사무실에서는 기밀 표시가 있으나 비어있는 폴더 43개 등도 발견됐다. 기밀 표시된 빈 폴더 5건은 다른 방에서 확보됐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서 기밀문서가 신문, 잡지 등과 함께 보관됐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기밀문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가령 1급 비밀 등의 표시가 있는 한 상자에는 99건의 잡지 및 신문·언론 기사도 포함하고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법원은 FBI가 제출한, 압수 문서에 대한 수사팀의 검토 현황 보고서도 공개했다.
FBI는 3페이지 분량의 문서에서 “어떻게 보관됐는지를 포함해 압수된 물품과 관련된 모든 증거는 수사에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추가 증인 인터뷰나 대배심 등과 같은 수사 조치를 취할 때 수사팀은 압수 물품을 활용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압수한 물품에 대한 검토는 단일 수사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범죄 수사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FBI는 방첩법 위반 및 사법 방해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의 수사에 대해 ‘정치수사’, ‘정적 탄압’이라고 비판하면서 기밀 문서에 대해서는 대통령 재직시 기밀을 해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기밀 문서라면 왜 가져갔는지 합법적인 이유를 생각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을 해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솔직히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직 대통령 자택에 대한 전례없는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기밀 문서를 모두 가져다가 컨트리클럽에 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밖에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수문건을 검토하기 위한 중립적 인사로 특별조사관 임명을 법원에 요청한 것에 대해 “관심을 다른데로 돌리려는 것으로 시간낭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