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사 항공…, 항공우주 박물…, 박물관에서 발사 행사를… 행사에서… 행사에서는… 실시간으로….”
지난 3일 주말 아침 뉴스를 진행하던 오클라호마주 털사 지역방송국 KJRH의 줄리 친 앵커가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친 앵커는 원하는 말이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자 뉴스 리포팅을 중단하고 “죄송해요. 아침부터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모두에게 사과드립니다. 그냥 날씨부터 살펴볼게요”라면서 기상센터로 마이크를 넘겼다. 그는 이때 기상캐스터의 이름마저 더듬었다.
화면이 기상센터로 넘어간 후, 이상을 느낀 방송국 동료들이 즉각 911에 신고했다. 의료진은 친 앵커가 ‘뇌졸중 초기 증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지체 없이 신고한 동료 덕에 목숨을 건진 셈이었다.
친 앵커는 뉴스를 진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몸 상태가 아주 멀쩡했다고 한다. 그런데 뉴스를 진행하면서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막판엔 팔과 손이 무감각해지더니 시야까지 좁아졌다고 한다.
모두 뇌졸중의 핵심 전조 증상이다.
친 앵커는 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고 복귀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지난 주말 뉴스를 봤다면 내가 얼마나 사력을 다해 진행을 시도했는지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말이 튀어나오질 않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스탠퍼드 뇌졸중 센터의 닐 슈워츠 박사는 6일 뉴욕타임스에 “친 앵커는 일과성 뇌허혈증(TIA)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혈전이 혈관을 막기 직전에 녹아버리면서 뇌졸중 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슈워츠 박사는 “뇌졸중 증세와 같은 이상을 느꼈다면, 다시 잠자리에 든다거나 주말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혹시 증세를 잘못 느낀 것이라 해도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은 신체·안면 마비, 감각 이상, 언어 장애 등이다. 이런 이상 증세를 기억하기 위해 ‘FAST’라는 약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얼굴(Face) 표정을 짓기 어려운 경우, 팔(Arm)을 들지 못하는 경우, 말(Speech)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간(Time)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신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뇌졸중은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극히 어려워진다. 아무리 늦어도 6시간 안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