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버킹엄궁서 함께 일할 줄” 분통
왕세자실 “찰스 역할 바뀌어 불가피” 해명
영국의 새 국왕이 된 찰스 3세가 즉위하자마자 왕세자 시절 함께 일했던 직원 수십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찰스 3세의 최고 보좌관 클라이브 알더튼 경은 전날 왕세자실 소속 개인 비서와 재무실, 통신팀, 가사 담당 직원에게 서면으로 해고 예고를 통지했다.
해고 통지서는 12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자일스 대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전달됐다.
가디언은 알더튼 경에게 서면 통지를 받기 전까지 직원들은 해고된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왕세자실 직원들은 10일 찰스 3세가 국왕으로 즉위함에 따라 새 국왕과 함께 버킹엄궁으로 옮겨 일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지에 왕세자실 직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해고가 예고된 직원은 거의 100명으로, 그 중엔 왕세자실에서 수십 년간 일해온 직원들도 포함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모든 직원은 (여왕이 서거한) 지난 목요일부터 매일 밤늦게까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일했다”며 “개인비서와 수석팀을 포함한 모든 직원은 해고 소식에 단단히 화가 났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더튼 경은 서면에서 “찰스 3세의 역할이 바뀐 것은 왕세자실의 변화를 의미한다. 클래런스 하우스(왕세자실)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문을 닫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 가까이서 지원과 조언하던 사람들의 자리는 유지될 것”이라며 19일에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이 마무리된 이후에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왕세자실은 해고가 예정된 직원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왕세자실 대변인은 “지난주에 찰스 3세가 왕으로 즉위하면서 왕세자실은 운영이 중단됐다”며 “(왕세자실 직원의) 감원은 불가피하겠지만 최대한 많은 직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3월 발표된 클래런스 하우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왕세자실의 전일제 환산(FTE·full-time equivalent) 직원은 개인 비서실 30.9명, 재무실 30.2명 등 101.7명이다.
FTE는 법정 일일 근로시간인 8시간을 모두 일한 사람을 1명으로 보는 노동지표 계산 방식이다. 따라서 왕세자실에서 일한 직원 수는 102명 이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