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제1 기능은 ‘워치독’ 즉, ‘감시역할’이다. 권력과 사회의 부조리를 살피고 비판해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민주국가 시민이라면 누구나 안다.
본지는 지난 14일자에 2022코리안 페스티벌의 취재 후기를 게재했다. 전야제부터 10일 본 행사까지를 두루 취재하고 방문객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잘된 점과 부족한 점에 대해 발전적인 제언을 썼다.
지역 언론은 커뮤니티의 ‘좋은 이웃’이 되는 동시에 감시자로서의 의무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인터넷 매체가 본지 기사를 지목, 폄하하고 나섰다. 적절한 고언이라면 흔쾌히 받아들였을 것이나 많은 부분에서 악의적인 오해를 드러냈다.
우선 ‘비빔밥이 어정쩡한 음식이라고?’ 라는 자극적인 제목은 본지 기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본지는 기사에서 전야제 행사인 ‘비빔밥 퍼포먼스’의 부작용을 언급했다. 이 퍼포먼스는 행사 분위기를 돋우는 한인 축제만의 독특한 이벤트로 효과적이었으나, 참석자들을 위한 ‘식사’로 제공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난데없이 일본 우파의 한식 비하발언을 인용하여 마치 ‘비빔밥이라는 한국음식’을 폄하한 듯 호도하는 것은 방향이 크게 잘못됐다.
준비 과정을 취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 본지는 위 기사를 쓴 인터넷 매체처럼 행사준비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행사를 ‘홍보’ 하지는 않았다.
언론으로서의 객관적인 견지에서 조직위 출범부터 자원봉사자 모집, 후원사 참여 소식, 경품 소식, 준비위원회의 중간 점검, 특산물 부스 입점, 일정 안내 등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페스티벌의 진행 상황을 꼼꼼히 보도했다. 행사 직전에는 한국문화 상설 전시관을 찾아 화보로 다뤘고 당일 현장에서는 주최측은 물론 축제 참여자들의 반응과 의견을 집중 취재해 보도했다. 한인사회 이슈 페이지 참조
한정된 지면에서 채 다루지 못한 현장 곳곳의 표정은 웹사이트를 통해 충분히 보완 보도했다. 취재 일기에서도 지난 해와 올해의 현장 사진을 비교 게시하여 관중 동원에 성공한 객관적인 성과를 명확히 알렸다.
이홍기 한인회장은 당일 “한인 방문객이 타인종보다 적은 것은 지난 해 행사에 한인들이 실망한 때문인 것 같아 아쉽다” 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지역 사회에 한인 커뮤니티를 널리 알리고 화합하는 취지에서는 타인종들의 참여가 더없이 반가운 일이지만, 한인보다 타인종이 더 많았다는 것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고 언급한 부분은 이 같은 현실적 고민의 반영이었다. 향후 한인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의 필요를 강조한 것이다.
무엇보다 페스티벌측의 공식 의견도 아닌, 사적인 대화를 가감없이 나누는 카톡방의 발언을 끄집어내 주최측이 본지 기사에 반발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는 것은 언론의 ‘게이트키핑’ 과정을 무시하고 건너 뛴 성급한 보도의 단면이다.
누구든 ‘지적’에 대해서는 순간 불쾌한 감정이 일어날 수 있다. 이후 이성적인 판단으로 현명한 결론에 도달하는 수순을 밟는다. 더구나 공적인 사업을 다루는 일에서 정제되지 않은 과정의 일부만 뽑아내 대립각을 세우는 행보에는 의아할 뿐이다.
전통의 한인 언론이자 지역 언론으로서 본지는 커뮤니티의 현황과 목소리를 취재, 전달하는 의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해 왔고 이번 축제에서도 변함없었다. 페스티벌 준비위가 앞으로 매년 치르게 될 한인사회의 큰 행사를 발전적으로 키워나가는데 소중한 제언이자 밑거름으로 받아들일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감시견이자 어젠다를 제시하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본지의 노력을 대다수 한인들은 바르게 인지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 믿는다.
최주미 기자·디지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