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이모티콘이 온라인에 등장한 지 40주년이 됐다고 CNN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1982년 9월 19일 오전 11시 44분 한 대학 게시판에 구두점인 콜론(:)과 하이픈(-), 괄호())를 결합한 ‘:-)’ 이모티콘이 등장해 온라인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카네기멜런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스콧 팔먼 교수는 이날 텍스트만 쓸 수 있는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웃는 표정을 표현한 ‘:-)’을 게시했다. 기네스북은 이를 “최초의 디지털 이모티콘’으로 명명했다.
팔먼 교수는 현재 인터넷 이용자들도 고민하는 이슈인 온라인상의 농담 전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했다.
팔먼 교수는 “(온라인 게시물을 접한)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와 적대감으로 반응하면 그로 인해 원래 토론 분위기는 사라지고 다툼만 남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텍스트만 쓸 수 있는 인터넷 미디어를 사용하던 시대에는 몸짓이나 표정을 알 수 없어 (문장만으로) 농담 여부를 가려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 이후 40년간 이모티콘은 얼굴 표정이나 사물을 나타내는 그림 아이콘인 이모지(emoji)로 발전하면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모든 대화 방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한 대학교 게시판에서 텍스트 몇 개로 시작한 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방법으로 확산한 것이다.
이모지 표준화를 관장하는 비영리단체 유니코드 컨소시엄 산하 이모지 소위원회의 제니퍼 대니얼 위원장은 이모티콘에 대해 몸짓, 억양이나 목소리 크기처럼 “언어가 말하지 않는 것들을 제공한다. 사람들이 ‘오케이’라고 말할 때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다양성 강화한 이모티콘. 애플 제공.
유니코드 컨소시엄은 매년 9월 세계적 추세 등을 고려한 엄밀한 조사를 거쳐 새 이모지를 유니코드에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올해도 최근 20개의 이모지가 추가로 발표됐다.
하지만 유니코드 컨소시엄은 초기 이모지에서 인종이나 성별, 성적 취향, 장애인 등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 단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5가지 피부 톤과 직업 종사자들의 성별 등을 표시한 이모지를 발표했으며, 2019년에는 장애인 관련 이모지도 추가했다.
팔먼 교수는 여전히 카네기멜런 대학에서 명예교수로 인공지능(AI)과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연구하고 있지만, 세계 각지를 돌면서 이모티콘 첫 개발과 관련한 강연도 하고 있다.
그는 “AI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내더라도 나의 부고 첫 줄은 이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