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도시 직장인들이 절반 가까이 사무실에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건물 보안관리 회사 캐슬 시스템이 지난 8∼14일 10대 대도시권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들 도시의 평균 사무실 점유율은 2020년 초 수준의 47.5%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사무실 보안 출입증 사용 기록을 추적해 이같이 집계했다.
지난주 미국의 대도시 사무실 점유율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화요일과 수요일의 사무실 점유율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55%까지 회복됐다.
미국 직장인들의 사무실 복귀는 9월 초 노동절 연휴 이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대도시권에서는 사무실 점유율이 38%에서 노동절 직후 46.6%로 껑충 뛰었다.
롱아일랜드에서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근열차인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이용자 수는 지난 14일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했다.
뉴욕시 북부에 사는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메트로노스레일로드(MNR) 이용자 수도 같은 날 17만4천900명으로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사무실 복귀가 가장 빠른 편인 텍사스주에서도 노동절 이후 직장인 출근이 더욱 늘어났다.
사무실에 들어가는 직장인들의 휴대전화 움직임을 추적하는 ‘센트럴휴스턴’에 따르면 휴스턴 도심의 직장인 출근 비율은 최근 5개월간 50%대에 머무르다 노동절 이후 63%로 상승했다.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기업 중 일부는 최근 의무 출근일을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리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크리스토퍼 라슨 센트럴휴스턴 최고경영자(CEO)가 전했다.
당초 미국의 기업들은 지난해 가을과 올해 초에도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했으나, 가을 델타 변이의 유행과 겨울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올해 봄 이후에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출근을 강제할 경우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직원들의 강경한 태도에 사무실 복귀 구상에 차질을 빚어왔다.
노동절 직후 사무실 점유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 출근하는 직장인 수는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IT 기업들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에서는 노동절 이후에도 사무실 점유율이 전주보다 2.3% 증가한 40.7%에 머물렀다.
애플 직원들 일부는 회사의 주 3회 출근 의무화 계획에 대해 온라인으로 항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