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애리조나 투싼 시민들이 낙태금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애리조나주에서 제정한 지 100년이 더 됐으나 최근 50년 동안 효력이 금지된 낙태금지법을 다시 살리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마카운티 애리조나 주법원의 켈리 존슨 판사는 23일 공화당 소속 주법무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의 낙태금지법 이행을 막아온 법원 명령을 해제한다고 판결했다.
애리조나는 1901년 임신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낙태를 금지했다. 애리조나가 정식으로 미국의 주(州)로 승격한 1912년 이전의 법이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로 낙태권을 헌법권리로 인정하자 주법원이 낙태금지법의 효력을 정지했다.
‘로 대 웨이드’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폐기됐다.
존슨 판사는 “1973년 효력 정지 명령의 법적 근거였던 판결이 뒤집혔기 때문에 당시 명령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바로 적용되기 때문에 애리조나에서 운영하는 낙태시술소는 이날부터 운영을 중단하고 낙태를 원하는 여성은 낙태가 합법인 주에서 원정 시술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낙태권을 11월 중간선거 핵심 의제로 내건 백악관은 즉각 반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성명을 내고 “여성의 지위를 100년 이상 과거로, 심지어 애리조나가 주가 되기도 전으로 후퇴시킬 위험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대에 역행하는 이 판결은 지역과 연방 정부에서 작정하고 여성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공화당 선출직의 우려스러운 움직임의 전형”이라며 “대통령과 부통령은 여성이 낙태와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의회가 ‘로 대 웨이드’를 법제화하도록 계속 독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