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미국의 주택 임대시장이 2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인 코스타 그룹의 정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아파트 임대료 호가는 전월보다 0.1% 내렸다.
이 업체의 월별 집계로는 2020년 12월 이후 첫 하락세다.
아파트 임대물건 웹사이트인 렌트닷컴 집계에서는 같은 달 원룸의 임대료가 2.8% 내렸고,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 리얼터닷컴 조사에서도 약간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난 2년간 임대료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마음을 졸였던 임차인들에겐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WSJ은 전했다.
일단 많은 전문가는 임대 시장이 앞으로 몇 달 더 하락하거나 적어도 연말까지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임대료 급등에 따른 피로감, 신축 임대 물건의 증가, 계절적인 요인 등이 이런 판단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임대료 하락은 직전 1년간의 상승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데다가 임대료가 다시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온라인 장터를 운영하는 질로우 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오피 디방가이는 “많은 가구가 높은 주택 가격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주택 매수가 더 어려워진 만큼 임대 수요가 급격히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1년 또는 2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맺는 만큼 당장 계약 갱신을 해야 하거나 이사를 계획하는 임차인이라면 종전 계약보다 높은 비용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코스타 그룹 집계로 지난달 전국의 임대료는 작년 동월 대비론 7.1%나 뛴 상태다.
현재의 임대시장 가격 흐름과 임차인의 비용 부담 사이에 발생하는 시차는 미 노동통계국의 소비자물가 지수에서 주거비가 아직 상승세를 보이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