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문제점에 대해 주요 언론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한국의 반발을 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IRA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분석했다.
일단 WSJ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정의선 현대차 회장에게 건넨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말을 소개했다.
현대차 그룹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에만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모두 105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바이든의 약속은 공수표가 됐고, 수많은 한국인이 미국에 실망하게 됐다는 것이다.
WSJ은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탓에 유럽연합(EU)과 일본산 자동차도 차별을 받게 됐지만, 한국의 반발 여론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한국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의체(칩 4)에 참여키로 결정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에 전기차 배터리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에 3만5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미국에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든 국가라는 사실도 재차 소개됐다.
WSJ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비판적인 발언도 소개했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한국인이 화가 나고 실망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IRA의 문제점에 대한 미국 주요 언론의 지적은 향후 보완 작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에서 한덕수 총리에게 “전기차 세제 혜택과 관련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