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복권 1등에 당첨돼 거액의 당첨금을 거머쥔 남성이 “1등에 당첨되고 나서 너무 불행해졌다”고 토로했다.
26일 영국 BBC는 인도의 복권 1등 당첨자 아눕이 모르는 이들로부터 쏟아지는 금전적 도움 요청 때문에 집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 사는 차량 운전기사 아눕은 9월 초 주 정부 복권에서 1등에 당첨되며 2억5000만 루피(약 307만달러)의 주인이 됐다.
당시 아눕은 말레이시아로 일하러 가기 하루 전 아들 돼지저금통을 깨 복권을 샀는데 이것이 행운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당첨 소식이 뉴스에 크게 보도되면서 그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아눕은 “당첨됐을 때 너무 기뻤지만 이후 상황은 통제 불능이 됐다”며 “아침마다 낯선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집을 비울 수도 없고, 어디로 갈 수도 없다”며 “아이가 아파도 의사에게 데려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당첨 일주일 후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는 것을 멈춰 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렸다.
영상에서 아눕은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 차라리 3위가 됐으면 더 나았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내가 모두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직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내가 수도 없이 이 말을 되풀이했는데 어떤 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주변의 관심이 워낙 쏟아져 임시로 친척 집에서 지낸다며 이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아눕의 사연에 국제적인 이목이 쏠리자 케랄라 주 정부는 아눕이 당첨금을 잘 쓸 수 있도록 하루 동안 재정 운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아눕을 돕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장구슬(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