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이번 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평균 6.7%로 전주(6.29%)보다 0.4%포인트 이상 급등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3.01%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프레디맥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샘 카터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모기지 금리에 중대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지 금리 급등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 때문이다.
연준은 최근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물론 향후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최소 내년까지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의 장기금리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한때 4% 선을 돌파할 정도로 치솟은 것이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린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모기지 금리의 급등은 이미 식어가고 있는 미국의 주택시장에 더욱 강한 하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년 전 선금 20%를 내고 나머지를 30년 고정 모기지로 대출받아 50만달러짜리 집을 산 경우 30년간 총 20만8천달러의 이자를 내야 하지만, 같은 조건으로 지금 집을 사는 매수자는 향후 내야 할 이자가 52만9천달러로 불어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잠재적 매수자 중 다수는 매수를 포기하고 월세를 선택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최근 발표된 7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중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4% 떨어져 10년 만에 첫 하락을 기록한 것은 수요 위축에 따른 가격 하락세의 시작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