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통역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외교에서 통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계 통역국장의 역할을 조명해 관심을 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0일 장관인 본인이 직접 국무부를 돌며 업무를 소개하는 영상 연재물인 ‘토니와의 산책’에서 통역국을 방문했다.
블링컨 장관은 “국무부 외교통역팀의 정말 필수 멤버로 우리는 그녀와 팀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다”면서 한국계인 이연향 통역국장을 소개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무부 한국어 통역관으로 활동한 이 국장은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통역으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가진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통역사로 참석했던 이연향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초대 국무장관인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설립한 통역국은 대통령과 부통령, 국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 통역을 담당한다.
이 국장은 현재 통역국에 60여명의 상근직이 있으며 약 1000명의 통·번역가를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사실상 세계의 모든 언어를 커버한다”며 “큰 규모의 팀이고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통역관이 단순히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어감과 강조점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국장은 “외교에서는 표현을 매우 매우 신중히 선택하기 때문에 외교 통·번역은 최고 수준의 통·번역”이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지루한 적이 없으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통역관이 일하는 부스로 들어가 이 국장이 동시통역하는 모습을 보고서 “대단한 실력이고 우리는 통역 없이 외교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소통은 외교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비롯해 모든 것의 핵심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통·번역가를 찾고 있다”며 “여기 와서 시험을 보고 우리 팀의 일원이 돼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