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인수 계약 파기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여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백기’를 든 것은 재판에 앞선 증거 개시 절차에서 잇따라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서 재판에서도 패색이 짙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보낸 서한에서 계약 파기를 둘러싼 소송을 중단하고, 440억 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이번 결정은 이 사건을 심리해온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의 캐슬린 매코믹 판사가 지난 3개월간 계약 파기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머스크의 노력을 번번이 좌절시키고 트위터가 원하는 방향의 결정을 잇달아 내림으로써 실제 소송에서도 승소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코믹 판사는 트위터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머스크 측이 계약 파기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 활용하도록 허용하는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머스크에게 유리하게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머스크의 변호인 측이 공판전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 때마다 여러 차례 머스크 측에 불리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매코믹 판사는 머스크가 측근과 나눈 문자메시지 복사본을 제공하지 않는 데 대해 “확실한 결함”이라며 머스크와 변호인들에게 마감 시한 안에 관련 문자메시지를 트위터 측에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7월에는 재판을 내년 2월 이후 진행해달라는 머스크의 주장을 기각하고 올해 10월로 재판 시기를 정하고, 트위터의 요청대로 닷새 일정으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8월에는 머스크에게 인수 관련 투자자들에 대한 자료를 넘길 것을 명령했다.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가 실제 투자자들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도를 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에는 머스크가 스팸 계정 등에 대한 트위터 내부 조치를 담은 추가 서류를 요구하자 매코믹 판사는 충분한 정보가 이미 제공됐다면서 기각했다.
또 머스크의 계약 파기 철회 결정 직전에도 머스크와 그의 변호인이 내부고발자를 폭로 직전에 접촉한 것과 관련된 증거 수집을 허용해 달라는 트위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