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실망스럽다, 정책 영구화 법 통과시켜야”
연방항소법원이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와 원치 않게 불법체류자가 된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인 다카(DACA)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5 순회항소법원은 이날 다카를 불법이라고 본 하급심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그러면서도 다카의 법적 논란에 맞서 이 제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조 바이든 정부가 지난 8월 공표한 새로운 규정을 고려해 사건을 하급심으로 되돌려보낸다고 밝혔다.
친이민 정책을 표방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드리머'(dreamer)로 불리는 다카 수혜자들이 미국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논평하고, 의회가 정책을 영구화시키는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의 판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제5 순회항소법원의 이번 판결은 2021년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이 다카가 불법이라고 판결하자 바이든 정부가 이에 항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판결을 내린 앤드루 헤넌 판사는 2012년 이 제도가 마련될 때 대통령의 행정적 권한이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다만 헤넌 판사는 이미 등록된 드리머의 경우 상급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혜택을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항소법원 역시 현재 등록된 드리머 59만4천명에게는 현재의 지위 유지를 허용했지만 신규 신청은 불허했다.
항소법원은 아울러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다카 강화 규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재판을 하급심으로 반환한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2년 6월 도입된 다카는 불법 체류 청소년들이 추방을 면하고 학업과 취업을 이어갈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민제도 개혁 입법이 공화당의 반대에 가로막히자 행정명령을 통해 이 제도를 시행했다.
지금까지 다카의 혜택은 본 사람은 80만명 이상으로, 수혜자의 대부분은 중남미 국가 출신이지만,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출신이 6천여 명으로 가장 많아 한인과도 무관치 않은 제도다.
수혜자들에게 2년마다 거주와 취업 허가를 갱신해 주지만, 영주권과 시민권을 부여하는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반(反)이민 성향이 강한 공화당의 저항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드리머들은 추방 위기로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이듬해 6월 행정부가 다카 폐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결정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텍사스주 등 공화당 세력이 강한 주들은 2018년 다카는 불법으로, 이를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연방법원에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텍사스주 연방지법이 작년 이를 불법으로 판결하자 연방 정부가 다시 항소하는 등 다카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