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살률·응급실 방문 급증…병상 없어 돌려보내…강간·폭행 위험 속 더 악화되기도”
조지아주에서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지만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병원과 인프라 부족으로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7일 청소년 정신질환에 대한 심층취재 보도를 통해 “조지아에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을 수용할 수 있는 소아 및 청소년 전문 병원이 부족하고, 일반 정신병원의 경우 청소년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자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에서 10대 소녀의 절반 이상, 소년의 25%가 일상 활동을 방해하는 극심한 불안, 걱정, 두려움 등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10대 8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조지아 보건부(DPH)의 지난해 조사에서는 8~19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최소 11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청소년 자살률이 지난 10년 동안 2배로 높아져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했다.
애틀랜타 아동병원(CHOA) 통계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응급실 방문 건수가 2015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아동의 약 40%는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으로 이송될 만큼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병원 측은 “우리는 정신과 입원 병상이 없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고 돌려보내는데, 청소년 중 다수가 다시 응급실로 온다”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13세”라고 전했다.
게인즈빌에 있는 노스이스트 조지아 병원(NGHS)은 조지아에서 몇 안 되는 청소년 정신질환 입원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곳도 병상이 항시 만원이며, 12세 이상 청소년만 받기 때문에 더 어린 환자들은 치료받을 곳을 찾기 힘들다.
메건 크럼프 NGHS 관리자는 AJC에 “특히 10세 미만 아동을 위한 정신과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며 “자폐증이나 발달 장애가 있으면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 보내지는 청소년은 자살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있거나, 자살을 시도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되는 경우다. AJC가 조지아 기록을 검토한 결과, 2000년 이후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는 조지아주 13~17세 청소년이 3배나 증가했다.
정신과 시설은 종합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고, 대부분 방문객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입원한 청소년들은 치료 기간 부모와 함께 머무를 수 없어 부모들은 자녀가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조차 알기 힘들다. 청소년들이 입원할 수 있는 병상 부족에 더해 입원 후 부모가 아닌 의료진의 관리하에 놓여 강제로 다른 병원으로 보내지거나 강간, 폭행 등의 위협을 받는 등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치료 받으려고 입원한 청소년들의 정신질환이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조지아의 정신건강 의료시스템이 “망가져 있다”고 표현하며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조지아 주의회를 통과한 정신건강 개혁 법안의 공동 발의자인 메이 마가렛 올리버 하원의원은 “조지아의 정신건강 관리체계가 어린이들에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