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 당국 승인이 관건
미국의 2위 수퍼마켓 체인 크로거가 4위 체인 앨버트슨을 인수한다고 14일 밝혔다.
CNBC 등에 따르면 크로거는 앨버트슨 주식을 주당 34.1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앨버트슨의 전날 종가 28.63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가격으로, 총액 246억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 딜’이다.
합병 회사는 유통업계 부동의 1위 월마트와의 격차를 줄인 2위가 될 전망이다.
전국 35개주에 2800여개 매장을 가진 크로거와 34개주 및 워싱턴DC에 22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앨버트슨이 하나로 합쳐지면 약 5000개 매장에서 70만명 이상을 고용하는 거대 슈퍼마켓 체인이 된다.
지난 6월 말 현재 최근 12개월 기준으로 미국 수퍼마켓 시장 점유율은 크로거가 9.9%, 앨버트슨이 5.7%라고 시장조사업체 뉴머레이터는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은 미국의 수퍼마켓 업계가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지난달 식료품 물가가 11.2% 급등하는 등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상당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서다.
양사 이사회는 모두 인수·합병 합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지만,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가 최종 관건이다.
당국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특정 분야에서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갖게 될 가능성을 분야별로 면밀히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시애틀, 텍사스, 중서부 일부에서 두 회사의 영업 지역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