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그 어떠한 책도 성경만큼 영향력을 발휘한 책은 없다. 성경이야말로 ‘바로 그 책’이다. 성경은 믿음의 책이다. 성경에서는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정의하고 있다.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믿음에 대한 분명하고 정확한 표현이다. 어떤 일을 ‘바라는’ 행위는 시간적으로 미래의 어떤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다. ‘실상’은 그 시점이 현재적인데, 믿음이란 이 미래적인 ‘바라는’ 바를 현실화시켜주는 힘이다. ‘보지 못 하는’ 것은 확인할 수 없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만, ‘증거’는 눈앞에 펼쳐 보여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은 이 ‘보지 못 하는’ 바를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힘의 원천이다. 믿음은 창조의 원동력이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추진력이다. 그래서 위대한 사람들은 맨주먹을 가지고도 어떤 좋은 여건을 가진 사람보다 위대한 인생을 가꾸어 그 열매를 맺는다. 성경의 여호수아서를 보면, 열두 지파가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갈렙이 이렇게 말한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헤브론은 좋은 땅이었지만, 거인족이 살고 있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했다. 따라서 그곳을 차지하려면 큰 희생을 각오해야 했다. 그런데 갈렙이 그곳을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힘과 건강을 믿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시면 그곳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때 그의 나이 85세였다. 이미 방 구들장 신세를 지고 죽음을 준비할 나이였다. 하지만 그는 노인으로 물러앉기를 거부했다. 그의 젊은 기상과 패기가 놀랍다. 그는 가나안 열두 정탐꾼 중의 한 사람이었다. 모세가 가나안 땅에 미리 보낸 열두 명의 정탐꾼들은 견해가 두 가지로 갈라졌다. 열 명의 정탐꾼들은 가나안 원주민들은 힘이 훨씬 세고 키도 커서 아주 두려운 상대라고 보고했다. 정복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갈렙과 여호수아는 견해가 달랐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아주 좋은 땅을 주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평생을 하나님을 의지하여 과감한 도전의식을 갖고 산 사람이었다. 갈렙처럼 젊은 기상과 도전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인생이라는 삶의 도정에서 결코 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꿈이 미래를 창조한다. 대서양을 건너 배를 타고 나아가면 인도 땅이 나올 것이라는 꿈이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했다. 새처럼 훨훨 나는 꿈이 비행기를 만들게 했다. 그렇게 보면 문제는 사물 자체, 상황 자체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바라보는 관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좋은 열매를 보장받을 수도 있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좋은 열매를 보장받을 수도 있고, 쭉정이 같은 열매밖에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갈렙은 우리에게 인생의 좋은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85세가 됐어도 젊었을 때의 좋았던 신앙을 회상하며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갈렙은 젊었을 때에나 늙었을 때에나 여전히 같은 영과 믿음을 소유했고 여전히 싸우며 전진하고자 했다. 그는 소위 은퇴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갈렙의 진취적인 삶을 닮아보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면서 터득한 내 나름의 생활신조가 있다. 움직여라. 어울려라. 배워라. 내 삶에서 이 세 가지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평소에 많이 걷고 시니어센터에서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다. 특히 시니어센터는 나에게 중요한 삶의 일부다. 이제 삶의 폭은 좁지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쓴다. 이것은 뇌의 노화 방지외와 치매 예방에도 좋다.
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노인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 선교사로 유명한 스탠리 존스 박사는 자기 체험을 근거로 노년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에 유의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권면했다. 첫째, 은퇴하지 말라. 둘째,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날마다 무엇인가 새것을 배우려고 노력하라. 셋째, 누군가에게 친절을 배풀라. 넷째, 활기차고 적극적인 삶을 살라. 다섯째, 날마다 주변에서 무언가 감사할 조건을 찾으라. 여섯째, 육체적 쇠약에 신경 쓰지 말고, 정신적 활동을 더 많이 하라. 일곱째, ‘하늘에 쌓아두라’는 성경 말씀처럼, 하늘에 그대의 행동, 남은 물질, 그대가 생각하는 정신적 유산을 쌓도록 하라.
역사적 통계를 보면, 시계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는 60-70대 노인들에 의해 이루어졌고, 23%는 70-80대 노인, 그리고 6%는 80대에 의해 성취되었다고 한다. 결국 역사적 업적의 64%가 60대 이상의 사람들에 의해 성취되었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믿음이란 그저 무릎 꿇고 기도드리는 것만은 아니다. 믿음이란 있을 수 있는 영광을 그저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믿음이란 과감한 노력이요, 장렬한 모험이다. 어떤 상황 아래서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이다. 노년기는 끝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경기의 후반전일 뿐이다. 나는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인간이다. 단지 노력하는 인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