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체감 인플레이션의 핵심 지표인 개솔린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가로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선다.
경제 이슈인 고물가 문제가 선거 화두가 되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긴급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추가 전략비축유 방출 발표 보도에 대한 질문에 “내일(19일)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말한 것과 관련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 추가로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을 비판하면서 11월에 전략비축유 1천만 배럴을 추가로 방출하는 문제 등을 검토해볼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앞서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금명간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텍사스 프리포트에 있는 전략적 비축유 매장지. 석유 저장 탱크와 원유 파이프라인 장비가 보인다
전략비축유는 석유 공급이 갑자기 끊기는 비상사태에 대처하려고 텍사스, 루이지애나주 소금 동굴에 저장한 석유다. 이는 미국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독자적 권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5월부터 전략비축유 가운데 1억8천만 배럴을 물가안정 목적으로 방출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에 내놓는 전략비축유는 잔량인 1천400만 배럴로, 올해 계속된 방출량 중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은 2천만 배럴 정도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의 지시에 따라 2023년 회계연도(2022년 10월1일~2023년 9월30일)에 2천600만 배럴을 추가로 방출해 판매하는 방안도 석유기업들과 논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은 현재 미국인의 주요 불만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과도한 통화정책 완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공급망 변화 등으로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휘발윳값 상승은 소비자 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이자 미국인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물가의 기준이 되는 필수품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이날 갤런당 3.89달러로 지난달보다 20센트, 전년 동기보다 56센트 올랐다.
휘발윳값은 올해 6월 갤런당 5달러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현재 백악관은 4달러를 마지노선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6월 뉴저지주 에지워터에 있는 엑손 주유소에 표시된 개솔린 가격. 로이터 사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계획이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시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4명을 새로 뽑는 대형 정치행사다.
특히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차기 대선의 판세를 내다보는 의미도 있다.
미국 야당인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고물가를 여당을 공격하는 핵심 비판 소재로 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물가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비협조적인 중동 산유국과 갈등을 빚고 석유 업계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해 “연료값을 낮추기에 중간선거 전까지는 짧은 시간이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최소한 보여줄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 수출을 통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내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