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총 집권기간 ’15년 플러스 알파(+∝)’를 의미하는 3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반면 2인자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 부총리 등 4명은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대표들은 대회 폐막일인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차기(20기) 당 중앙위원회 위원 205명과 후보 중앙위원 171명을 각각 선출했다.
선출된 중앙위원 명단에 현 최고지도부 구성원 7명 가운데 시 주석과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 3명이 포함됐다.
후임 최고 지도자가 등극하는 당 대회 때 차기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전임 후진타오, 장쩌민 전 주석의 사례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이 20기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된 것은 최고 지도자 자리를 유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리 총리와 왕 주석, 리 상무위원장, 한 부총리 등 4명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음으로써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따라 차기 중국 최고지도부는 7명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전제할 경우 현 지도부 구성원 중 3명이 남고 4명이 교체되는 중폭 이상의 변화가 이뤄지게 됐다.
새 인물로 교체되는 4자리에는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 리시 광둥성 당 서기, 딩쉐샹 중앙 판공청 주임,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들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의 차세대 주자로 꼽혀온 후춘화 부총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상무위원 유력 후보 5명은 모두 차기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리시 서기는 이날 차기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에 선출됨으로써 차기 최고지도부 진입을 사실상 예약했다. 자오러지의 후임 기율검사위 서기로서 서열 6위로 최고 지도부에 진입할 전망이다.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이 3명 이상 최고 지도부에 새롭게 포함될 경우 사실상 최고지도부는 시 주석 중심의 ‘원보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의 책사 역할을 해온 왕후닝과 반부패 드라이브의 ‘칼’ 역할을 해온 자오러지도 시 주석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온 인물이다.
이와 함께 나란히 공청단 출신으로서, 중국 현 최고 지도부에서 상대적으로 개혁 성향 인물로 평가 받아온 리커창 총리와 왕양 주석의 동반 퇴장이 시진핑 집권 3기의 보수성 강화로 연결될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특히 두 사람 다 67세로 중국 지도부의 연령 제한 관행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의 은퇴 연령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간 중국 지도부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가능케 했던 7상8하 규범이 사실상 폐지되는 것을 의미할 수 있어 보인다.
다만 두 사람은 임기가 만료하는 내년 3월까지 총리와 정협 주석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차기 최고 지도부의 면면은 23일 공개된다.
23일 새롭게 구성된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모이는 20기 당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총서기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등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지도부 선출이 이뤄진다.
그 직후 현지시간 23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1시)께 열릴 기자회견에서 최고 지도부 구성원의 면면이 처음 공개되는데, 등장 순서는 상무위원들의 서열을 말해주며, 그것을 통해 각자가 맡게 될 보직을 유추할 수 있다.
현재 69세인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20기 중앙위원으로 재선출돼 중앙정치국(25명) 위원으로의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국 위원 중 유일한 외교 라인이었던 양제츠는 이번에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