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점심은 10% 저녁 15~20% 적당
미용실·네일살롱은 20~30%선은 되야
1~2불 아끼려다 마음 상하지 말아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허리 졸라매기에 급급한 상황이 되고 있다. 팁만 해도 예전에는 음식값의 최소 10% 정도는 기본이고 기분 좋게 식사했거나 음식 봉사자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20% 이상도 많이들 내고 나왔는데 요즘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팁 액수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미국에서 어떻게 팁 문화가 생겼는지, 팁과 관련해 알아두면 좋을 상식에는 또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팁이란 ‘서비스 제공자에게 자발적으로 주는 돈’을 말한다. 정확히 언제부터 팁 문화가 생겼는지, 어느 나라에서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유럽 쪽에서 로마시대부터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관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에서는 아주 예외적으로 팁 문화가 일부 남아 있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북유럽, 동구권 국가들에는 팁 문화가 없다. 독일은 식당에 팁 문화가 통용되기는 하나 금액적인 면에서 훨씬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팁의 강제성은 항상 논란이다. 팁은 강제적이거나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종업원 입장에선 의무적이고 강제적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가끔 식당에서 손님 중에 팁을 주지 않거나 아주 소액만 놓고 나오는 경우 식당 종업원이 뒤따라 나오면서 “팁을 안 놓고 나가시면 어떡해요”라거나 “아니 음식값이 얼마인데 팁을 달랑 2불만 던지고 가시면 어떡해요. 최소한 15%는 주셔야죠”라고 항의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기분 좋은 손님이 팁으로 몇 백불에서 많게는 몇 천, 몇 만불을 놓고 갔다는 이야기도 해외토픽에 나온다.
업종별로 팁을 어느 정도 주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소10%에서부터 15~20%은 돼야 한다, 상황에 따라 1~2불도 괜찮다, 그래도 5불은 주고 나와야 한다 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식당인 경우 점심은 10% 정도, 저녁은 15~20%가 적당한 것으로 본다.
호텔 객실 이용 시에는 청소를 시킬 때마다 또는 퇴실할 때 최소 5불 정도 주는 것이 보편적이다. 발레 파킹은 1~2불이 적당하고, 차종이 고급이라면 최소 5~10불 정도는 쥐어주는 것이 좋다. 바텐더에게는 한 두잔 주문 때마다 1~2불을 주고, 택시의 경우 3~5불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거운 짐 등이 있어 도움을 받은 경우는 당연히 조금 더 생각해야 한다.
헤어 살롱이나 손톱이나 발톱 손질, 마사지 등과 관련해서는 20~30%는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너무 짜게 주면 서비스 받는 차원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무거운 가전제품이나 가구, 이사 때에는 일의 힘듦과 걸린 시간 등을 고려해 사람당 5~20불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팁 제도를 아예 없애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팁 제도를 없애면 결국 소비자는 어떤 식으로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팁을 없애면 종업원의 불만이 커지면서 업주에게 부족한 부분을 요구하고, 이는 종업원 임금 및 복지 향상을 위한 지출 확대라는 결과를 낳게 되고 결국 음식 값을 인상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소비자만 더 지출이 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팁 문화는 한국에서 갓 온 사람들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오래 살아도 여전히 쉽지 않은 이민 생활의 한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1~2불 아끼려다 마음 상하는 일을 겪기보다는 차라리 1~2불을 더 주고 웃으며 나오는 것이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싶다.
김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