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두 번의 임기를 끝으로 권력에서 물러났지만, 지금의 세계 지도자들은 그럴 마음이 없다?
26일 CNN 방송은 ‘무대에서 떠나기를 거부하는 세계의 지도자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어떤 이들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없고, 또 다른 이들은 한때 가졌던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정치 생명 연장을 원하는 지도자들의 면면을 조명했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당시 탄핵안이 두 번이나 가결되고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선동한 혐의까지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들에게 “나는 아마도 (대통령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면서 재선 출마를 시사했다. 각종 추문에 휩싸여 물러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갑작스럽게 사임하자 총리 컴백을 노렸다.
그는 결국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그가 총리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에 다시 총리로 돌아온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모방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수가 될 것이라고 CNN은 논평했다.
재선을 노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오는 30일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선거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12년 만에 재집권을 노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과 맞붙었으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대에 복귀한 지도자 중에서는 1990년대부터 활동했던 이들도 있다.
언론재벌 출신으로 늘 스캔들의 한가운데 있어 ‘추문 제조기’로 불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우파연합을 결성해 총선에서 승리한 그는 이탈리아 차기 정부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녹취가 공개되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996년 총리가 된 후 작년 6월까지 총리 재임기간만 15년이나 되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도 내주 치러질 총선을 통해 또다시 집권을 노리고 있다.
그가 이끄는 우파성향의 제1야당 리쿠드당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CNN은 복귀를 위한 대안은 항상 있다면서 1999년 12월부터 집권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3연임 금지조항으로 인해 한때 대통령에게서 물러나 총리가 되기도 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규범을 박살내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고 예시했다.
CNN은 워싱턴 대통령이 1796년 두 번째 임기를 끝내고 주변의 연임 권고를 뿌리치면서 “현 상황에서 당신들은 퇴임하겠다는 나의 결정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던 역사를 거론하면서, “요즘에는 거의 들을 수 없는 말”이라고 지도자들의 권력 연장 시도를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