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을 가장 많이 기부한 사람은 헤지펀드 창업자 조지 소로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로스는 1억2850만 달러를 기부해 ‘메가 기부자’ 1위에 올랐다. 소로스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과 흑인 정치인 당선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 성향의 선거운동 조직에 기부했다.
기부금 상위 10명 가운데 8명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억만장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기부자 2위는 위스콘신주를 기반으로 운송용 박스와 용품 사업체인 유라인(U-line)을 운영하는 엘리자베스와 리처드 일라인 부부다.
이들은 7020만 달러를 기부했다. WP는 “이 부부는 중서부 공화당 후보들과 당내 비주류 대의명분에 주로 기부해 당을 더 우경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국적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인 케네스 그리핀은 6590만 달러를 공화당 후보들에게 기부해 3위에 올랐다. 투자자인 제프리 야스는 4820만 달러를 공화당 후보 선출에 써달라고 기부했다.
스티븐 슈왈츠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티모시 멜런 팬앰시스템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벤처 캐피털리스트 피터 티엘 이 나란히 6~9위에 들었다.
소로스를 제외하면 톱10 중 유일한 민주당 지지자는 30세 청년 억만장자인 샘 뱅크맨프라이드였다. 암호 화폐 거래소 FTX 최고경영자(CEO)이며 투자자인 그는 3920만 달러를 기부했다.
공화당원 억만장자 8명이 기부한 금액 총액은 3억3730만 달러로, 소로스와 뱅크맨프라이드가 민주당에 내놓은 기부금 1억6470달러의 3배 수준이다.
WP는 기부금 상위 50위에 드는 개인과 단체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정치 조직과 이익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모두 11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정치자금 기부는 후보의 정치 광고 등을 집행하는 데 주로 쓰인다. 광고라는 ‘실탄’이 부족하면 승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미국 정치 구도에서 볼 때 공화당 기부금이 많으면 민주당은 힘겨운 싸움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일부 기부자들은 상원 의석을 두고 접전이 펼쳐지는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에 투자를 집중해 공화당의 상원 탈환을 노리고 있다. 피터 티엘은 오하이오주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JD 밴스 당선을 돕는 데만 1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