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을 이유로 한 전방위적인 먹거리 물가 상승 속에 미국의 주요 식품기업들과 레스토랑 체인들이 ‘이익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식품 관련 기업들은 제품 가격 인상폭보다 더 큰 이익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펩시코는 3분기 음료와 과자 제품 가격을 전년 동기보다 17% 올렸으나, 같은 분기 순이익은 20% 이상 증가했다. 코카콜라도 가격 인상 덕분에 전년 동기보다 14% 많은 이익을 거뒀다.
멕시칸 음식점 체인인 치폴레는 연말까지 음식 가격을 15%(전년 대비) 가까이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치폴레의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26% 급증했다.
기업들은 인건비와 원자재는 물론 포장과 운송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했다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려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왔다.
뉴욕의 멕시코 음식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 로이터 사진
그러나 일부 식품기업들은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초래된 비용을 이미 다 상쇄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의 가격 인상은 늘어난 비용을 충당하는 차원이 아니라 단지 이익을 부풀리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의 시민단체 ‘어카운터블 유에스’의 카일 헤리그 대표는 NYT에 “기업들은 비용을 부풀리고 소비자들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한 구실로 인플레이션과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공급망 차질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정 내 식료품 물가는 13% 뛰었고, 외식 물가도 8.5%나 올랐다. 그중에서도 시리얼과 빵 제품은 16.2%, 유제품은 15.9% 각각 급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레스토랑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한 것은 소비자들이 계속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저소득층과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지출을 줄이거나 가격이 싼 대체재로 갈아타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패밀리레스토랑 올리브가든의 모회사 다든레스토랑은 지난 9월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연소득 5만달러 미만 가구들이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올리브가든에 덜 자주 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