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티 내 ‘유권자 자격’ 무제한 제소 허용
등록 유권자 6만5000명 자격 심의…3200명 말소
2020년 대선 후 급증…본인도 모르게 자격 박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권자 등록이 취소되거나 무자격 판정을 받아 투표를 할 수 없게 된 유권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홈리스인 바바라 헬름은 지난 여름 투표장을 방문했을 때 다른 유권자의 제소로 자신의 유권자 등록이 말소된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선거구내 공화당 유권자가 포사이스 카운티 내 3만1000명의 유권자 자격 여부를 검증해 달라고 제소, 그중 600여명이 무자격자로 처리됐고, 헬름도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일정한 주거지가 없어 커밍 시 우체국 주소로 유권자 등록을 했기 때문이라는 게 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 그녀는 단순히 주소 때문에 유권자 자격을 박탈해서는 안된다고 항의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올해 자칭 보수주의자 또는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한 일부 유권자들의 제소로 선거관리 당국이 등록 유권자 6만5000명의 자격 여부를 심의해 이중 3200건에 대해 이유가 있다고 받아들였다. 지난 2020년 부정선거 시비가 벌어진 이후 주 선거관리위원회는 주거가 일정치 않은 유권자나 위조투표용지 사용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증을 실시했다.
하지만 헬름의 경우와 같이 유권자임에도 불구하고 등록이 말소된 사례가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턴 카운티에 사는 스테파니 프리드먼. 지난 2016년 시민권을 받은 그녀는 지난 주 투표장에 갔다가 유권자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하지만 선거관리 직원이 본부에 확인, 가까스로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조지아주에서는 동일한 카운티 내 다른 유권자의 자격 여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신청 건수는 2020년 대선 이후 급증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가 무제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포사이스 선관위의 조엘 내트 공화당 부의장은 “10월 12일 이전 통지서에 응답하거나 유권자 등록을 다시 했으면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내이버스 유권자옹호단체 디렉터는 “이 제도는 유권자를 협박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래드 라펜스퍼거 주무장관에 따르면 선거관리 당국이 지난 5년 동안 걸러낸 무자격 유권자는 100만명. 현재 등록 유권자는 780만명이다.
연방법과 주법에 따르면 주소가 변경된 유권자에게 서신을 발송한 후, 두 차례의 총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권자 등록이 취소된다.
이의제기 대상이 됐다고 해서 무조건 유권자 자격이 박탈되는 건 아니다. 신분이 확실하고 주소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면 선관위가 투표를 허용해야 한다. 투표 현장에서 유권자 자격 여부를 문제 삼는 건 위법이다. 문제를 삼으려면 사전에 서면으로 해야 한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