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4.00%…15년래 최고치
“금리인하 전환은 시기상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일 예상대로 오는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금리인하 전환 고려는 “매우 시기상조”라며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면모도 동시에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FOMC) 회의가 될 수도, 아니면 그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를 열어놨다. 따라서 파월 의장의 언급은 이르면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 이하로 낮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등으로 이미 알려진 속도 조절 방침보다 파월 의장의 다른 발언들에 더 주목했다. 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FOMC 이후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할 때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기준금리가 9월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제시된 4.6%를 넘어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면서 “우리는 갈 길이 멀다”며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오래 유지할 방침임을 확인했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현상이 지속하자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초유의 조처를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3.00∼3.25%인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이다.
한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기대했던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태도에 내림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지수는 전장보다 505.44포인트(1.55%) 떨어진 32,147.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6.41포인트(2.50%) 하락한 3,759.69에, 나스닥 지수는 366.05포인트(3.36%) 급락한 10,524.8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김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