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서울의 이태원에서 어처구니 없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 발생하였다.
아들과 딸을 잃은 가족은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그 아픔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행에 무슨 말로도 위로할 말이 없다. 명복을 빈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음에 그냥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앞으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우리 세대가 목격한 지난 사건 사고들을 되짚어 본다. 저것이 우리가 살아 오면서 겪은 일들이라 생각하니 끔찍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1. 1970년 4월 8일: 와우 아파트 건물 붕괴 (사망 36 부상 38 )
2. 1971년 12월 25일: 대연각 호텔 화재(사망 166 중상 68)
3. 1972년 12월 2일: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화재(사망 53 부상 76)
4. 1974년 11월 3일: 청량리(전농동) 대왕코너 화재(사망 88 부상 35 )
5. 1993년 10월 10일 서해 페리호 침몰(탑승자 362명중 사망 291 구조 70 )
6.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38분: 성수대교 붕괴 (사망 32명)
7. 1994년 10월 24일: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망 25 실종 5 부상 33)
8.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망 502 실종 6 부상 937)
9.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사망 192 실종 6 부상 151 )
10.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부산외국어대학생 세미나 행사 중 붕괴 (사망 10 부상 204)
11.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탑승자 476명 중 사망 304 명 구조 172, 대부분 단원고 학생들: 아직도 피해 통계 논란 중)
12.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 핼러윈 축제 인명피해 (11월 2일현재 사망 외국인 26명 포함 153명, 부상 103명)
이 외에도 작고 큰 사건이 있었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사건만 이렇게 많다. 위에 열거된 사건 사고 중 1971년 12월 25일에 발생한 대연각 호텔 화재사건 때 내가 담임한 학생의 아버님이 참변을 당했다. 어머닌 몸져 누워 기동을 못하셨다. 시신 없는 빈소를 차려 드리고 뒷 수습을 해드렸지만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며칠 후 이미 전소된 시신을 투숙한 객실에서 찾아서 운송해 왔다고 하였다. 어머니도 아들도 아버지의 시신이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더욱 잊을 수 없는 사고는 1972년 12월 2일 발생한 시민회관 화재 사건이다. 내가 담임하던 내 반의 학생이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온가족이 행사에 참석하였는데 화재로 한꺼번에 비상탈출구로 몰려와 넘어지면서 군중에 밟혀 희생되었다.
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제자의 얼굴이 또렷하게 내 기억에 남아있다. 그 뿐이 아니라 어떤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그 학생의 생긋이 웃던 얼굴이 생각나곤 한다. 이번에도 이렇게 길게 사연을 쓰는 것도 다 그때 그학생의 얼굴이 떠올라서다. 이렇게라도 뭔가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여기 열거된 모든 사건들은 오로지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는 모두 인재(人災)이지 천재(天災)가 아니다.이제 우린 모든 기지를 발휘하여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과 대책도 모두 우리 인간이 세우고 실천해야할 일들임엔 틀림 없다.
하지만 이번 일이 본질과 동떨어진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음은 안타깝다. 먼저 진정한 애도와 수습으로 유족을 다독이는 위로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목숨을 잃은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