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020년에도 조지아 결선투표 끝에 상원 장악…양당 사활 건 승부 예고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은 또다시 조지아주의 승부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민주당에 대통령과 연방 상원 및 하원의원 선거를 휩쓰는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줬던 2020년 대선 당시의 상황이 다시 연출되는 셈이다.
CNN은 9일 오전 중간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 의석에서 48석씩 확보했다면서 개표가 진행 중인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조지아주 4곳의 승부 판단을 보류했다.
ABC, NBC,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48석, 공화당 47석 승리 예측 속에 알래스카주를 더해 모두 5개 주의 승리를 예측하지 않고 있다.
이들 5개 주 가운데 네바다와 위스콘신, 알래스카는 공화당이, 애리조나와 조지아는 민주당이 각각 앞서 있는 상태다.
개표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해 이 추세로 끝난다면 양당이 현 구도와 같이 50석씩 양분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조지아주다. 조지아는 주법상 승자가 50% 득표를 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으로 98%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민주당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이 49.4%, 공화당의 허셜 워커 후보가 48.5%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어느 후보도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결선투표가 기정사실로 됐다.
조지아주 국무부 가브리엘 스털링 최고 운영자는 트위터에서 “아직 개표가 남았지만, 결선투표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선투표가 확정되면 상원 의석은 민주당 49석, 공화당 50석이 되며, 결국 조지아 승부에 따라 상원 권력이 누구 품에 안기느냐가 결정된다.
총 100석인 상원은 51석을 확보해야 다수당이 되는데, 동수일 경우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돼 민주당은 50석만 확보해도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조지아가 꼭 2년 전처럼 또다시 상원의 정치 지형을 결정할 지역으로 부각되는 셈이다.
지난 2020년 11월 대선 당시 함께 치러진 상원 의원 선거에서 조지아를 제외하고 민주당은 48석, 공화당은 50석을 확보했다. 당시 2명의 상원의원을 뽑았던 조지아는 그때도 첫 선거에서 두 곳 모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를 했다.
두 달 뒤인 이듬해 1월 5일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 존 오소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들을 꺾으면서 민주당에 상원 권력을 안겼다.
당시 상황은 극적이었다. 오소프는 개표 98% 시점에 역전극을 펼쳤고, 워녹은 90% 개표를 기점으로 뒤집으며 영화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두 후보는 불과 1%포인트 안팎의 표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지아는 지난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0.25%라는 간발의 차이로 이겨 대권을 거머쥐었던 곳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딥 사우스'(Deep South)로 통했지만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승리 이후 28년 만에 민주당 대선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등 최근 선거에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6일 치러질 상원 결선투표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되길 바라고 있고, 공화당은 두 번 다시 패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사실상 하원을 빼앗긴 상황에서 상원 다수당을 유지해야 최소한의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고, 공화당은 양원 모두 장악해야 정부를 확실히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조지아 결선투표에 정치적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연방대법관을 비롯한 고위직 인준 권한 등 하원이 가지지 못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