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가상 공화당 경선 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또다시 제쳤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됐다. 텍사스주는 대선 선거인단 수가 38명으로 캘리포니아주(5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 만큼 텍사스주의 민심 향배는 공화당 대선 후보에겐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난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2% 득표율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 곳이다.
텍사스 공화당과 여론조사기관 CWS 리서치가 지난 12∼13일 텍사스주 등록 유권자 1천99명을 상대로 조사해 15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오차범위 ±2.96%포인트)에 따르면 ‘오늘 공화당 대선 경선이 치러지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43%가 디샌티스 주지사를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응답자는 32%였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5%),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4%),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1%)이 뒤를 이었지만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조사 대상 중 공화당 지지층은 78%, 무당층은 22%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 안 나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엔 66%가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목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역시 모두 한 자릿수였다.
앞서 야후뉴스와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해 14일 내놓은 결과에서도 디샌티스(42%)가 트럼프(35%)를 제친 바 있다.
두 여론조사 모두 11·8 중간선거 이후에 실시됐다.
이런 결과는 공화당 잠룡으로 분류돼 왔던 디샌티스 주지사가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공화당 차기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원에서 패배했고, 하원에선 간신히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승리를 기대했던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상원 의원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패배하면서 상원 다수당 탈환에 실패했고, 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도 ‘트럼프 키즈’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책임론이 불거진 셈이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두 자릿수 차이로 재선에 성공하며 일거에 유력한 공화당 대선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텍사스주 공화당 의장인 매트 리날디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중간선거 압승 이후 “그의 대담하고 당당한 보수주의라는 낙관적 브랜드는 매력적이며, 공화당은 이에 주목해야 한다”며 사실상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떠오르는 스타인 디샌티스는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계속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