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트럼프’ 디샌티스와의 경선도 관심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내심 반기고 있다.
분열과 거짓, 혐오 조장의 아이콘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면서 또 출마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선 경쟁 측면에서는 이른바 ‘트나땡(트럼프 나오면 땡큐)’이라는 점에서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 의장은 트위터에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실패했다”면서 “그것이 2020년 선거에서 진 이유이자 앞으로 또 패배하게 될 이유”라고 말했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16일 보도했다.
해리슨 의장은 특히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조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날 출마 선언 연설이 끝나기 전에 라이브 중계 방송을 중단한 것을 거론하면서 “동력이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하원 정보위원장이자 1·6 의회 폭동 특위 위원인 애덤 쉬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새로운 트럼프 선거 캠페인이지만 자신의 성과, 이주민, 바이든, 어린이 등에 대해서는 오래된 똑같은 거짓말”이라면서 “새로운 사기지만, 사기꾼은 똑같다”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으로 친 민주당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인으로서 트럼프의 출마와 거짓말, 분열, 미국 민주주의를 깎아내리는 노력은 완전한 ‘호러 쇼'”라면서도 “2024년 어떤 공화당 후보도 대선에 당선되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진영의 이런 반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에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 진행된 전국 단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거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2018년 중간선거에서 대패했으며 2020년 대선도 졌다. 또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대승이 예상됐으나 고전했는데, 그 원인으로 ‘트럼프 역효과’가 거론되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를 다음 달 진행되는 조지아주 상원 결선에서의 민주 진영 결집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를 ‘트럼프 확장판’으로 규정하고 조지아주 상원 의원 선거 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로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경선이 진행될 가능성에도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두 사람간 대결이 진행되면 “모든 진흙탕 싸움을 끝낼 ‘진흙탕 싸움의 끝판왕’이 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는 점에서다.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간 경선 가능성과 관련, “서로 대결하는 것을 보는 것은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출마 선언을 하기 전 인프라 법을 비롯해 바이든 정부의 입법 성과를 정리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