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주 소도시에서 최대 4만 마리에 달하는 밍크가 무단 방사돼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
18일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서부 밴워트의 밍크 사육농장 ‘라이언 팜스'(Lion Farms)에서 지난 15일 밤에 밍크 대탈출이 발생했다.
지역 경찰은 “누군가 농장에 침입해 고의로 우리 문을 열고 밍크 2만5천~4만 마리를 밖으로 내보냈다”며 “인근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인 밍크들을 수거했다. 굶주린 밍크가 인가의 애완동물이나 몸집 작은 가축을 먹잇감 삼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농장 측은 “탈출했던 밍크 가운데 80%가량은 다시 잡아들였으나 모두 살처분할 계획”이라며 “우리 밖으로 나갔던 밍크는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대 1만 마리에 달하는 밍크가 아직 동네를 배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밴워트 카운티 보안관청은 “주택이나 개인 소유지에서 밍크가 발견되면 덫을 놓거나 사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도 된다”면서 “밍크는 귀엽고 친근한 생김새와 달리 성질이 사납다. 살아있는 동물을 먹는 잡식성 포유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족제비과에 속한 밍크는 야생 환경에서 물고기·개구리·쥐·토끼 등을 잡아먹는다.
주민 재비어 버저드는 “밍크가 다람쥐를 무참히 잡아먹는 모습을 이미 목격했다”며 이번 일이 몸집 작은 특정 동물들의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지역 생태환경에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경찰은 “누가 농장에 무단 침입해 우리 문을 열고 밍크를 무단 방사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장 측은 농장에 남겨진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를 근거로 급진주의 동물보호단체 ‘동물해방전선'(ALF)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ALF는 앞서 지난 8일에도 오하이오주 매실런의 한 농장에서 밍크 1천 마리를 풀어줬다고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밍크를 구하겠다는 목적으로 벌인 일이 정반대 결과를 초래했다”며 “지역 주민에게도, 밍크에도 나쁜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미국모피위원회(FCUSA) 측은 “현재 미국 12개 주 100여 개 농장에서 총 150만 마리의 밍크가 사육되고 있다”며 밍크 1마리당 가격을 40달러(약 5만4천 원)로 쳐도 라이언 팜스의 피해 규모는 최소 160만 달러(약 215억 원)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밍크 농장은 최근 수십년간 동물보호단체의 주요 타깃이 돼왔다”며 “미국의 모피 시장은 매우 작기 때문에 밍크 농장들은 대부분 생산품을 해외에 판매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