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매물없어 거래 급감
1~3년차 신규 중개인 생활고
#LA한인타운에서 부동산 브로커 A씨는 지난 여름 이후 급감한 영업 실적으로 직원 월급과 사무실 렌트비 부담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그는 연말에 일부 직원을 정리하고 오피스 일부를 서브리스로 돌릴 계획이다.
#주택융자를 전문으로 하던 B씨는 우버드라이버로 5개월째 우버 드라이버로 일하고 있다. 작년 호황 때 월 40여건에 달했던 융자 신청이 여름 이후에 거의 없어서 버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다른 동료는 젊었을 때 잠시했던 일식당 주방일을 하고 있다. 현 시장으로 봤을 때 최소 내년 여름까지는 우버운전자로 버티며 살아야 할 것 같다며 B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부동산 중개인 10명 중 4명 가까이 자신의 오피스 렌트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이 회원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달 자신의 오피스 렌트비를 내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힌 중개인 비율이 37%나 됐다. 이는 전달 조사치보다 약 10%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주택시장 호황으로 부동산 중개인들은 급속히 늘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021년도 협회 멤버십은 156만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20년도 149만과 비교해 약 7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 상승에다 경기침체 우려로 여전한 매물 부족 등으로 주택 매매가 감소세다. 상황이 이러니 부동산 중개인간 매물 확보 경쟁은 더 심해지면서 경험이 적은 1~3년 차 중개인들은 생활고에 시달릴 정도라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부동산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매물 리스팅이 전년보다 20% 감소했으며, 매매 완료 기간도 평균 32일로, 전년보다 13일 늘어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은 적고, 판매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동산 중개인들의 소득은 줄고 반대로 한숨은 늘었다”고 말했다.
한인 부동산 중개인 역시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모기지 이자율이 치솟자 여름 이후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
LA한인타운의 한 부동산 업체의 경우 올해 초 호조세를 보였던 매매 건수가 여름 이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업체 한 관계자는 “월 40여건에 달했던 매매 건수가 현재 20여건으로 추락했다”며 “연초 호황기가 있어서 버틸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부 업체는 고정 비용인 직원 임금과 사무실 렌트비를 줄이는 중이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제이 장 차기 회장은 “많은 업체가 연말에 직원 축소와 사무실을 서브리스로 바꾸는 것을 고민 중”이라며 “부동산 한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융자와 에스크로 등 관련 업체들도 울상이다.
신규 주택 융자 자체도 없지만, 재융자마저도 끊겼다. 주택 매매가 급감하니 에스크로 업체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융자 업계 종사자의 일부는 이미 우버, 일식당 요리사 등으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부동산의 케네스 정 대표는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모기지 이자 상승이 멈추지 않는 한 주택시장이 예전처럼 돌아오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LA지사 양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