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보내는 대신 치료 통해 재범 예방
사건 현장에 경찰관과 함께 출동해 용의자의 정신질환 여부를 판정하고, 그에 상응한 검진과 치료를 해 주는 이른바 정신질환 공동대응팀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로렌스빌 경찰국이 지난 해 7월 정신건강센터 뷰 포인트 헬스와 함께 정신건강팀과 공동대응 프로젝트( F.I.R.S.T)를 시작했다. 경찰관 한 명에 의료진 두 명으로 출범한 공동대응팀은 첫해부터 성과를 거뒀다.
대응팀은 첫 해 879건의 신고 전화를 받았으나, 체포 숫자는 8명에 불과했다. 같은 해 경찰 출동 건수는 5809건에 체포 건수는 504건이다. 전문가들은 체포된 용의자 가운데 8%인 40명은 정신건강 공동대응팀이 있었다면 체포돼 감옥에 가는 걸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팀 월리스 전 경찰국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월리스는 갈수록 정신건강 관련 신고전화가 늘고 있다며 시 의회에 이 같은 제안을 했다. 데이비드 스틸 시장도 “공동 대응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 감옥에 가는 건수를 줄이고, 재범률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 이라며 적극 찬성했다.
이 프로그램의 지역사회담당관 제이콥 베어드 경관은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교차로 한 복판에 차를 세워놓은 채, 차에서 내려 도로 위를 걷는 사람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마약으로 인한 정신질환자였다며 그런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베어드는 FIRST 프로그램 덕분에 예전 같았으면 감옥에 수감됐을 용의자들이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또 갈수록 정신질환 관련 사건 신고 전화가 줄고, 치료를 받고 완쾌된 사례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케이리 애보트(20)는 유전장애, 3단계 자폐증 등 9가지 장애판정을 받은 정신질환자. 그녀는 여러차례 가출과 성매매 피해 등으로 입원해야 했고, 감옥에 30일간 투옥되기도 했다.
로렌스빌 공동대응팀을 모델로 한 유사한 프로그램을 가동중인 귀넷 카운티 경찰은 애보트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 감옥 대신 치료를 받도록 했다.
지난 3월 그레이하운드 버스 인질 사건 때도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대응한 사건. 출동한 경찰과 특수기동대는 범인이 승객과 말다툼을 하다 총을 빼는 것을 보고 그가 정신질환을 겪고 있음을 알아챘다. 경찰은 정신건강 대응팀의 도움으로 범인을 설득, 치료를 받게 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