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몬트 병원서 차례로 수술
세 모자가 함께 모이는 시간 기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신장을 기증한 조지아의 세 모자 소식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달 20일 신장기증 수술을 받은 에이미 파커 주팬식(59) 엄마에게는 두 아들과 함께 보낼 이번 추수감사절에 각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세 사람이 모두 신장을 기증한 후 처음으로 맞는 추수감사절이기 때문이다.
가족 3명이 잇따라 신장을 기증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특히 가족이나 특정인을 지정 기부하는 게 아니라 전혀 모르는 누군가에게 기부하는 것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애틀랜타 피드몬트 장기이식 병원의 크리스티나 클라인 신장이식 프로그램 디렉터는 “이런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 놀라운 가족” 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기증을 한 가족은 둘째 아들 캘럽 맥크래켄. 그는 몇 년 전 인터넷에서 “내가 왜 신장을 기부했고, 당신도 이를 고민해 봐야 하는 이유” 라는 글을 읽었다. 현재 10만명이 이식을 기다리고 있고, 이식을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는 데, 대기자 중 4분의 1만이 이식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신장의 하나를 기부하더라도 남은 하나가 온전하리라는 보장이 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절박한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어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조용히 기증신청을 했고, 승인을 받은 지난 해 3월까지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6월 피드몬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의 형 대니얼도 같은 기사를 읽고, 결심했다. 그는 “나는 자신이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자선 단체에 기부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었다. 나는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 사는 독신자에 불과했다” 며 “누군가를 위해 선한 일을 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 뒤를 이어 수술대에 올랐다.
그 다음은 엄마 에이미. 전직 변호사이자 학교 도서관 사서였던 그녀도 두 아들의 뜻을 이어 지난 달 수술을 받았던 것이다. 나이도 적지 않고 지병인 관절염까지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몇 주간의 불편함만 견디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배에 수술 자국을 가진 세 모자가 함께 보내는 추수감사절이 기다려 진다” 며 잔뜩 기대에 차 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