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으로 평소 대출 의존도가 큰 미국 농민들의 부담이 커져 농작물 생산 감소와 식량 부족까지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진단했다.
오하이오주에서 옥수수와 콩 농사를 짓는 크리스 깁스 씨는 지난 5월 1일 연 3.3% 변동금리로 총 7만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그의 대출 이자율은 현재 7.35%까지 치솟았고 올 연말에는 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8개월 만에 금리가 약 2.4배로 뛰어오르게 된 것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농업 부문의 대출 이자 등 총 차입비용은 올해 264억5천만달러으로 작년보다 32%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증가율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1990년 이후 최고치다.
미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농업 부문의 총 차입비용은 역사적으로 차입비용이 농업 업종과 비슷하거나 더 많았던 소매유통, 의약품 분야 등 다른 업종의 2배 또는 그 이상이다.
미국 농민 대다수는 가을 추수 전과 봄 파종 전에 변동금리로 단기 대출을 받아 이 돈으로 종자부터 비료, 가축, 농기구까지 모두 구매한다. 이들은 농작물을 수확한 뒤 이를 판 대금으로 대출금을 갚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자 농민들이 차입비용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유동성 압박에 처한 농민들은 내년 봄 파종 시기에 더 적은 작물을 심거나 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결국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농산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비료·연료 가격, 농지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이 늘어난 결과 이자뿐 아니라 필요한 대출 원금 규모 자체도 불어나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농장 하나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은행 대출 평균 금액은 약 50년 만에 최대로 부풀어 올랐다.
농기구 업체들이 농기구를 할부로 사는 농민에게 제공하는 대출 금리도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농기구 제조업체 디어앤컴퍼니의 금리는 7.65%이며, CNH인더스트리얼 7.8%, AGCO 8.14%, Ag다이렉트 8.25% 등이다.
네브래스카주 스카츠블러프에서 농기구 대리점을 운영하는 케이시 시모어 씨는 “농업은 부채 비율이 높은 사업이라 모든 것에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며 “이자 지급으로 많은 금액이 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