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 워 솔저스’로 유명
조지아의 대표적인 군 기지인 ‘포트 베닝’의 ‘포트 무어’로 바뀌었다.
기지의 새 이름은 ‘할 무어'(Hal Moore) 장군의 이름을 딴 것이다. 데이브, 세실, 스티브 등 무어 가족 자녀들은 자신의 부모 이름을 따 ‘포트 무어’로 바꾼 데 대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들은 애틀랜타 저널(AJC)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미국 정부가 전쟁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과 그 가족들의 희생 정신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트 베닝은 남부연합군 장군 헨리 베닝의 이름을 따 명명한 것이었는데, 2020년 연방 의회가 남부연합이나 인종차별 전력이 있는 군 부대 이름을 바꾸기로 했고, 국방부가 지난 달 ‘포트 무어’로 최종 결정했다.
아들 스티브 무어는 인터뷰에서 “베닝이라는 이름이 단지 우리 부모의 이름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추구했던 가치에 따라 바뀌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할 무어는 장교로 진급하자마자 1952년 한국전에 배치됐고, 줄리 가족들은 컬럼버스 지역 주택으로 이사했다. 1964년 잠시 베닝으로 돌아온 무어는 이듬해 베트남 전에 투입됐고, 큰 공을 세워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1968년 베트남 철수를 주도했고, 1977년 중장으로 예편했다.
남편이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그의 아내 줄리는 전사자들의 소식을 가족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다. 너무 많은 전사자가 속출하자 육군은 이를 택시 기사를 통해 가족들에게 전했는데, 이 방식이 너무 비인간적이라고 판단한 그녀는 다른 군인 아내들과 함께 이를 항의,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예의를 갖춰 가족들에게 비보를 전하도록 했다고.
스티브 무어는 “아버지가 전장에서 싸웠다면, 어머니는 가족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 고 말했다. 남편이 한국전에 파병돼 있는 동안에도 그녀는 가족들이 모여 서로 돕고, 지원할 수 있는 클럽을 만들었다는 것.
무어는 1992년 〈위 워 솔저 원스… 앤드 영(We Were Soldiers Once … and Young)〉이란 책을 출판,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나중에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라는 제목으로 영화로도 제작됐다.
줄리는 2004년, 할은 2017년에 각각 세상을 떠났고, 베닝 요새 부근에 묻혔다. 세 자녀는 미국 정부가 “아버지와 병사들의 희생뿐 아니라 엄마와 같은 가족들의 희생의 가치를 품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