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회(회장 이홍기) 이사회(이사장 이경성)가 26일 개최한 제2소녀상 건립에 대한 공청회에서 한인들의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엇갈렸다. 한인회 이사회측은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참고해 연말까지 소녀상 한인회관 설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한인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인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발언에 나선 참석자 중 7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제2소녀상은 지난 8월부터 한인회관에서 보관 중이며, 현재 임시 공개된 상태다. 당초 광복절을 기념해 제2소녀상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한인사회 내 의견 대립으로 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한인회와 이사회는 한인사회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공청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발언 중인 한인회 이경성 이사장. 사진/윤지아 기자
먼저 발언에 나선 김백규 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장은 “역사를 잊은 나라에 미래는 없다”며 역사적인 의미에서 한인회관에 두 번째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국자 애틀랜타 한국학교 이사장 또한 소녀상이 갖는 역사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미쉘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애틀랜타 지부 대표 역시 소녀상 건립에 찬성하는 1000여명의 동포 서명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바라는 것이고,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관이 할 일”이라며 “성대한 제막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일홍 전 한인회장은 소녀상 그 자체보다 장소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인회관은 특정 단체의 소유물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인회관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역사를 알리기 위해 동상을 세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다른 반대 의견으로 이상호 씨는 “일본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동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이미 브룩헤이븐에 소녀상이 하나 있는데 한인회관 밖에 또 세워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권영일 씨는 “소녀상 건립은 간단하게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논해야 할 일”라며 한인회의 소녀상 건립 과정과 서둘러 임시공개한 점을 비판했다.
이경성 이사장은 공청회 후 “한민족의 역사관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 한인회가 구심점이 되어 좋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