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아시아·아랍계 등 인종 대표성 뚜렷
내년 1월 새로 출범하는 조지아주 의회에서는 인종적으로, 성별로 또는 종교적으로 역사상 가장 다양한 의원들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과 하원 양원으로 구성되는 조지아 의회는 전통적으로 백인 의원들이 주류를 차지했다. 흑인들이 의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였으나 내년에는 하원에는 팔레스타인계 의원이, 상원에는 방글라데시계 여성 의원이 각각 합류한다. 두 사람 모두 무슬림이다.
29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내년 개원하는 상원과 하원 236명 중 비백인계 의원은 모두 83명. 83명에는 아시아태평양계 7명, 히스패닉계 4명, 아프리카계 라티노 2명, 아랍계 1명 등이 포함돼 있다. 백인은 151명, 흑인은 69명이다.
종교별로 보면 무슬림 의원은 4명, 유대교 1명이다.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는 여성 의원 숫자. 2012년 55명이었던 여성 의원 수는 81명으로 늘어났다.
10년전과 비교하면 조지아 주의회의 다양성 추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2년만 해도 비백인 의원은 65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흑인 의원들(62명)이고, 히스패닉계 2명, 아시아계 1명에 불과했다.
지난 중간선거를 통해 당선된 남미계 의원은 모두 6명인데, 4명이 이번에 선출된 초선의원들이다. 2명은 아프리카계 라티노다. 히스패닉계가 주의회에 처음 진출한 것은 2003년. 상, 하원 합쳐 3명이 당선됐다.
이처럼 주의회 구성의 다양성이 크게 확대된 것은 인구 분포가 달라졌기 때문. 2010년과 2020년 10년 사이 백인 인구는 1% 줄어든 반면, 흑인 인구는 13% 늘었다. 아시아계는 무려 53%, 히스패닉계는 32% 각각 급증했다. 현재 백인 인구는 가까스로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의회에 진출한 유색인종 의원 중 다수가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한 귀넷 카운티 출신. 지난 10년 사이에 귀넷에서 아시아계 주민이 4만1000명, 히스패닉계가 5만8000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자말리파 곤잘레스 라티노의원협회 회장은 “공화당이 선거구를 자기당에 유리하게 획정한 게리멘더링을 통해 의회를 장악하고 있지만 인구 구성이 바뀌는 추세는 되돌리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다양성을 대표하는 의원들은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지만 한국계 홍수정, 쿠바계 레이 마르티네즈 하원의원 당선자는 공화당 소속이다.
홍 당선인은 “주의회가 인종의 다양성을 잘 반영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며 “앞으로 다양한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루스를 지역구로 하원에 입성한 루와 롬만 당선인은 최초의 팔레스타인계 의원이자 의회내에서 히잡을 쓰는 최초의 무슬림계 여성의원으로 기록된다.
엘레나 페어런트 상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은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며 다양성의 가치를 옹호했다. 젠 라이언 하원 공화당 코커스 대변인도 “공화당 역사상 다양한 커뮤니티를 대변할 수 있는 가장 다양한 후보들을 내세워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다수당 지위를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