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내 독감시즌 시작으로 수백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3천명에 육박한다는 기사가 중앙일보에 게재됐다. 코로나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 RSV), 독감이 동시에 확산하는 ‘트리플데믹’이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독감 시즌 환자는 약 620만 명, 사망자는 약 3천 명이며, 어린이 사망자도 12명이나 된다. CDC는 특히 조지아주와 플로리다에서 독감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많은 한인들이 코로나19와 독감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RSV에 대해서는 생소할 것이다. 필자는 의학자는 아니지만 의료 전문가들이 안내하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RSV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의 약자로 소아 및 성인에서 감기, 기관지염, 폐렴, 세기관지염을 야기하는 바이러스이다.
의학전문지 란셋(Lancet Respiratory Medicine) 최신호에 따르면 전세계 어린이 50명 중 1명이 RSV로 사망하며, 매년 10-20만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한다. 이에 대해 LA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의 소아전염병 전문의 프리야 소니 박사(Dr. Priya Soni)는 “RSV는 어른들에게는 가벼운 감기일수 있지만 아기 등 어린이들에게는 세기관지염등을 일으킬수 있다”고 설명했다.
LA 사우스센트럴 패밀리헬스센터(South Central Family Health Center) 소아과 미나 하킴 박사(Dr. Mina Hakim)에 따르면 RSV감염으로 인한 입원률은 0.3%에 불과하지만, 6개월 이하 어린이의 입원률은 2%로 높아진다. 그는 “RSV환자는 보통 1-2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올해는 11월부터 발생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몇개월 동안 병원 및 응급실이 바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탠퍼드 대학 소아과병원(Stanford Medicine Children’s Health) 교수인 마니사 뉴아스카 박사(Dr. Manisha Newaskar)는 최근 RSV감염이 급증하는 이유를 코로나19 방역 해제에서 찾고 있다. 그는 “최근 몇년간 온사회가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를 삼가하는 개인위생에 신경쓰면서 RSV감염건수도 대폭 줄었다”며 “그러나 전세계가 이제 정상생활로 복귀하면서 RSV사례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아스카 박사에 따르면 RSV는 6개월 이하 아기들이 많이 걸리며, 콧물, 인후통,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주의해서 지켜봐야 한다. 열이 있는 경우 타이레놀로 진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아기가 호흡하기 어려워하거나 밥, 물을 먹지 않으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소니 박사는 현재 RSV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법은 없으며 항생제도 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습기로 공기중에 습기를 넣어주거나, 코를 뚫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숙아 등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아기에 한해서 의사가 Synagis 백신을 처방할수 있다.
뉴아스카 박사는 3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는 감염 위험이 낮으며, 반면 흡연을 하는 환경에서는 감염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RSV에 감염된 아기의 90%이상이 장기간 모유수유가 어려운 저소득 가정 출신이다. 손을 자주 씻고 기침할 때 입을 가리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쓰면 RSV 감염 위험을 줄일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필자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독감에 감염돼 고생하고 있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들도 RSV에서 지켜내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