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들도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워”
2일 오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이날 노크로스에 있는 한인회관에서 열린 응원전에 앞서 누구도 한국이 16강 진출의 기적을 이루리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응원장에 나온 60대 남성 관객은 별 기대 없이 한국팀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보러 한인회관에 발걸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반 46분, 기적적인 순간이 연출됐다. 황희찬 선수의 역전골이 터지자 한인회관에 모인 한인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기적의 순간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기분이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한인회관에서 열린 세번째 응원전에서 200명이 넘는 한인들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춤을 췄다.
한인회관에서 월드컵 단체 응원전을 펼친 한인들이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중앙포토
이홍기 한인회장은 “일본이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는데 대한민국이 떨어졌으면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며 “경기가 끝났을 때 나도 모르게 무대로 올라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게 되더라”라고 기쁜 심경을 전했다.
응원전에 나온 권오석 체육회 회장도 “포르투갈이 정말 막강했지만,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 했고, 또 우리 동포들이 응원을 열심히 해서 이길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며 “오랜만에 애틀랜타 동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2일 오전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펼쳐진 단체 응원전. 사진 / 중앙포토
집에서 혼자 축구경기를 시청했다는 둘루스 50대 주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혼자 집중하면서 봤다. 특히 손흥민 선수가 안쓰러웠는데 마지막에 어시스트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좋았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스와니 피치트리 릿지 고등학교의 점심시간. 카페테리아 대형 화면에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실시간 중계됐다. 한국팀의 승리를 지켜본 한 한인 학생은 “전교생이 한마음이 되어 한국을 응원해줬다”며 “역전을 하는 것을 보고 다들 너무 기뻐해서 눈물이 났다.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회사에 출근해서 경기를 본 한 20대 회사원은 “가슴이 웅장해진다”며 흥분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다음 경기는 5일(동부시간) 오후 2시이며, H조 2위인 한국은 G조 1위와 승부를 펼친다. 한인회관에서는 네번째 공동응원전이 펼쳐진다.
단체 응원전이 펼쳐진 한인회관에서 한국팀의 후반 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한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중앙포토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