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톱은 선수들의 퍼포먼스 데이터 수집하는 EPTS 웨어러블 장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중 모두 사용 …K리그에서도 활용
시원하게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진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입고 있던 ‘검은 속옷’의 정체는 무엇일까.
황희찬은 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1 승리를 결정짓는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결과적으로 이 천금 같은 득점은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골이었다.
득점 후 황희찬은 곧장 관중석 앞으로 달려가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중 상의 탈의를 하면 옐로카드를 받지만,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유니폼을 벗은 황희찬은 가슴 아래까지만 내려오는 검은 민소매 조끼를 입고 있었다. 경기 이후 온라인에선 이 옷이 화제가 됐다.
“황희찬이 왜 브라톱을 입고 뛰느냐”, “스포츠 브래지어인 줄 알았다”며 의아해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착용한 모습이 손흥민(토트넘)이 검은 얼굴 보호대를 쓴 것과 비슷하다는 농담도 나왔다.
손흥민이 승리의 감격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한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 사진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히샤를리송이 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아라비 SC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시작하며 상의를 입고 있다. 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rmance-Tracking System)이라는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것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사진.
인터넷에선 이미 황희찬의 상체에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돼 돌아다닌다.
이 조끼는 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rmance-Tracking System)이라는 웨어러블 기기다.
GPS(위성항법시스템) 수신기, 자이로스코프 센서 등이 들어있어 경기 중 선수들의 뛴 거리,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와 구간, 커버 영역(히트맵)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코치진은 전술을 짜거나 선수단을 관리하는데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
황희찬뿐 아니라 대표팀 모든 선수가 브라톱 같이 생긴 EPTS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2018년부터 EPTS 장비 착용을 허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