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이 세금사기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이 기소되거나 재판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날 결정은 그의 대권 재도전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이날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트럼프그룹의 2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제기된 형법상 세금사기와 기업문서 조작 등 1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트럼프그룹은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최측근 앨런 와이셀버그를 비롯한 최고위 임원들에게 아파트 임차료, 고급 승용차 리스 비용, 가족의 사립학교 학비 등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세무 당국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최대 160만달러의 벌금을 내게 된다.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에 협력한 대가로 5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내년 1월13일 재판에서 구체적인 벌금 액수와 형량을 확정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호텔, 골프장과 그 밖의 부동산 사업을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의 규모에 비춰볼 때 의미있는 수준의 형벌은 아니지만, 오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리스크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금사기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들을 내놓으며 압박 작전을 펼쳤다.
이날 재판에서 와이셀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보너스 수표에 직접 서명했고, 손자들의 사립학교 학비 수십만 달러를 직접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맨해튼지방검찰청 소속의 조슈아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배심원단에 “이러한 뷔페식 혜택들은 최고위 임원들의 충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지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탐욕과 속임수에 관한 재판”이라면서 “맨해튼에서 어떤 기업도 법 위에 설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그룹의 변호인은 “와이셀버그는 회사가 아닌 자기 자신의 배를 불리려 한 것”이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마녀사냥”이라며 “우리 가족은 그 임원(와이셀버그)의 행동으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이득을 챙긴 적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이 제기한 금융·보험·세금사기 의혹에 관한 민사소송과 연방 법무부가 주도하는 각종 형사 수사에도 직면한 상태다.
연방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기밀자료 관리와 대선불복 등에 관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