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 전통 공화 지지층에만 매달려 패배
민주·공화, 전략 수정 없이는 승리 어려워
6일 치러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의 승리는 앞으로 조지아주를 대선과 총선의 승패를 가를 주요 경합주(스윙 스테이트) 중의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은 워녹의 승리로 2년전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가 요행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조지아주는 또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와 함께 대선 승패를 판가름 하는 정치 중심지로 등장했다.
라파엘 워녹(D-GA) 상원의원과 척 슈머(D-NY) 상원 원내대표가 2022년 12월 7일 연방의회의사당 밖에서 기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로이터 사진.
▶”트럼프, 조지아서 0-3 졌다”= 백인 노동자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엘리트주의에 이끌려 민주당에서 탈퇴,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고,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서부와 남부에서 정치적 변화를 가져왔다. 2년 전 이들 6개 주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번째 출마를 선언했지만, 변화가 없이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가 조지아 상원 경선서 0 대 3으로 졌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트럼프의 위세를 업고 세 차례 도전서 패배한 걸 두고 하는 말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위축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는 예측불허의 경합주= 이번 중간선거에서 6개 경합주는 한 마디로 보라색(purple)을 띄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민주당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주지사를 차지했지만 법무장관 경선은 아직 승부가 나지 않은 상태. 네바다주는 주지사는 공화당이, 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도 안되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위스콘신주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조지아주는 상원 결선투표에서 워녹 후보가 신승을 거뒀지만, 공화당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민주당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를 가볍게 이겼다. 경합주에서의 정치 지도는 여전히 예측 불허다.
주요 언론들은 조지아주를 포함 선벨트 지역 주들이 선거 판도를 좌우할 경합주로 부상, 정치 중심지로 부상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에서는 2020년부터 3차례의 상원 경선과 한 번의 주지사 경선에 모두 14억 달러를 썼다. 그만큼 정치적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다.
1980년대에는 경합주가 29개였으나 2000년대에 19개로 줄었고, 2020년 대선 때는 득표율 차이가 5% 미만인 주가 8곳에 불과했다. 앞으로는 인구 15%에 해당하는 5000만명이 살고 있는 6개 경합주, 그 가운데서도 3%, 1100만 명이 살고 있는 조지아주가 ‘정치 1번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워커, 지지층 결집 실패= 워녹의 지지층은 소수계, 젊은층, 학력 수준이 높은 교외지역 유권자들이다. 상대적으로 공화당 지지층은 백인 노동자, 농촌시골 지역 유권자다. 켐프 주지사는 트럼프를 추종하는 백인 극우주의자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중도 성향을 가진 노동자계급과 농촌 표밭을 잘 공략해 성공했다. 그러나, 워커 후보는 그렇지 못했다. 정치적 기반이 없는데다 뚜렷한 정책도 없었고, 가정폭력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다. 지지층을 확장할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트럼프 후광만 믿고 ‘레드 스테이트'(red state)의 전통적인 공화 지지층에만 호소한 게 패착이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