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스러운 침묵의 봄
계절을 벗어난 움직임과 쉼의 경계선
차갑고 어두운 골방에서
곰처럼 동면을 해야 하는데 촉수에 의지한 외출
쾌청한 하늘과 온화한 바람의 유혹에
꽃이 피었어도 계절의 엇박자가
어깃장을 놓는다
혼란한 전자파로 소통이 불가능한 외출은
되돌릴 수 없는 동백꽃 낙화
다시 들리는 유채꽃 연가에
흔들흔들, 빙글빙글
탐욕으로 가득 찬 잿빛 하늘에서 윙윙거려 보지만
벌매의 먹이사슬도 아닌 이상기후
뒤엉킨 방향, 갈수록 멀어진 거리에서
군집붕괴의 날갯짓으로 삶을 접는다
날지 못하면
만물이 기억된 길 대로 연쇄적 소멸의 시작
절대로 현명하지 못한
호모 사피엔스의 오만과 이기심이 빚어낸
비극적 참사
자연이 스스로 존재하게 하는
꽃이 꿀로 되는 가치를 지켜야 한다
배형준
– 제주대학교 원예학, 교육학 전공
– 1993년 도일
– 일본 치바대학 원예학부 대학원 연구생 수료
– 2006년 도미
– 다수의 한식세계화에 대해서 컬럼
– 현 레스토랑 컨설팅 업무
– 현 야생화 꽃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