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커먼웰스서 자택 앞에서
범인 총 쏘고 태연히 사라져
지난 주말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대낮에 총격으로 60대 한인 남성이 자택 앞에서 숨졌다. 유가족은 20년 넘게 살며 안전하다고 느꼈던 곳인데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울부짖었다.
LA경찰국(LAPD)은 지난 10일 오전 11시 42분쯤 5가와 커먼웰스 애비뉴 인근에서 사람이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피해자는 사망한 뒤였다.
12일 LAPD는 피해자 신원을 50대 아시안으로 발표했지만 본지 취재결과 피해자는 한인 안모(61)씨로 밝혀졌다. 유가족에 따르면 안씨는 자택이 있는 사건 현장 부근에서 약속이 있어 외출해 주차한 뒤 보도블록에 잠시 앉아 쉬었다.
이때 안씨의 뒤를 지나친 용의자가 잠시 후 다시 돌아와 안씨를 등 뒤에서 쏘고 사라졌다.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에 이런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용의자는 10여분 뒤 다시 돌아와 안씨의 지갑을 들고 다시 사라지는 대범함을 보였다.
LA카운티 검시소의 세라 얼다라니 공보관은 “안씨는 총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며 “이번 주 내로 부검을 통해 보다 정확한 사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씨의 가족은 충격에 휩싸였다. 유족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곳은 미국에 이민 와 21년을 살았던 집 앞”이라며 “인근에 한인 병원이 있어 안전하다고 느꼈는데 대낮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냐. 불안해서 어찌 살겠나”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이튿날인 11일 흑인 남성 용의자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사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에 살거나, 근무하는 한인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그날 오전에 총격 사건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고 연방수사국(FBI)이 와서 폴리스라인을 치고 수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용의자가 총을 쏜 뒤 달아나지 않고 태연하게 걸어서 사라졌다고 들었다”며 “너무 무서워서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