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동성 간 결혼의 효력을 전국적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13일(현지시간) 제정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결혼존중법’에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은 좋은 날이다. 미국이 일부가 아닌 모두를 위한 평등, 자유와 정의를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은 ‘누구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는 사람에게 충실한 것인가’라는 문제이지 그보다 복잡한 게 아니다”라며 “이 법은 모든 사람이 정부의 방해 없이 이들 질문에 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연방상원에 이어 지난 9일 하원까지 통과한 결혼존중법은 결혼을 남녀 간의 일로 규정해 동성혼 부부에게는 결혼 관련 연방 복지 혜택을 금지한 1996년 ‘결혼보호법’을 폐지했다.
모든 주 정부가 동성혼 부부에게도 결혼 허가증을 발급하도록 강제하지는 않지만, 다른 주에서 한 결혼이더라도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면 그 결혼을 성(性), 인종, 민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한다.
동성혼이 합법인 주에서 한 결혼을 미국 전역에서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연방대법원이 2015년 ‘오베르게펠 대 호지'(Obergefell v. Hodges) 판결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그러나 아직 여러 주(州)가 동성혼을 금지하는 법을 두고 있어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2015년 판결을 뒤집으면 동성혼도 낙태권처럼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번 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32개 주에서 동성혼을 금지하는 법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