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진정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벌써 미국의 기준금리 고점이 당초 예상보다 내려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13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7.1%를 기록, 10월의 전월 대비(0.4%) 및 전년 동기 대비(7.7%) 상승률보다 낮았다.
이는 1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3% 올랐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금리 인상 폭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CPI 발표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여지가 생겼다고 평가하면서 시장에서는 내년 3월 기준금리가 5%를 밑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는 이번 달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른 4.25∼4.5%가 될 가능성을 83.0%로 추정, CPI 발표 전날(73.5%)보다 높게 봤다.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 속에 이번 달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지만, 내년도 금리 전망은 더 유동적이다.
내년 2월 1일 FOMC 회의 때 기준금리 전망의 경우 전날까지는 4.75∼5.0%(0.5%포인트 인상)를 기록할 가능성이 51.0%로 4.5∼4.75%(35.1%)보다 높았지만, CPI 발표 이후에는 4.5∼4.75% 가능성(53.6%)이 4.75∼5.0%(40.4%)를 앞질렀다.
3월 기준금리가 4.75∼5.0%를 기록할 가능성은 전날 39.3%에서 47.6%로 올라간 반면 5.0%∼5.25%를 바라보는 전망은 41.3%에서 24.8%로 내려갔다. 3월 금리가 4.5∼4.75%에 머물 것으로 보는 전망도 9.2%에서 24.3%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초 2차례 FOMC 회의에서 각각 금리를 0.25% 올리며 이번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거나, 3월 동결 후 5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고점이 더 높아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시장 일각에서도 강력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상황을 근거로 기준금리가 5%를 넘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뒀는데, 이제 4.75∼5.0%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 고점 수준 등을 두고 연준 내부에서 향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와 매파(통화긴축 선호) 간 논쟁이 격화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코스카는 “오늘 CPI 발표에 따라 비둘기 진영에서 가능한 한 빨리 0.25%포인트로 인상 속도를 늦추자고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소시에테제네랄(SG)의 수바드라 라자파는 이번 CPI 발표는 연준에 호재라면서도, 이번 달 정책 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연준이 결국은 현재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좀 더 올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