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남편을 습격한 용의자가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NBC방송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14일 캘리포니아 주법원 예비심리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습격범 데이비드 데파페는 사건 직후 병원에서 진행된 1시간가량의 진술 조사에서 자신의 ‘공격 리스트’에 행크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도 있다고 진술했다.
데파페는 올해 10월 28일 펠로시 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침입해 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에게 해머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그는 폴에게 당시 지역구를 떠나 워싱턴DC에 가 있던 펠로시 의장의 행방을 물으며 그녀의 무릎뼈를 박살 내겠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사건 직후 브리핑에서는 데파페가 펠로시 의장 외에 다른 사람도 해치기로 하고 리스트를 만들어놨다고 밝히면서 명단에는 저명한 주, 연방 정치인과 그들의 친척, 대학교수 등이 있다고만 언급했다.
데파페가 노린 것으로 이날 확인된 이들은 모두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과 직접 연계된 인물이다.
일단 미국 의전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이다.
행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명배우 중 한 명이자 오랜 민주당 지지자로서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정치자금 모집에도 동참했다.
개빈 뉴섬은 민주당의 지지기반이자 미국 진보정치의 1번지인 캘리포니아주 행정수반이다.
헌터 바이든은 두말할 것 없는 바이든 대통령의 혈육이자 그의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부터 헌터와 관련된 바이든의 스캔들을 찾는 데 주력했다.
보수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대선을 앞둔 2020년 10월 헌터와 우크라이나 기업가의 유착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에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에 임원으로 영입돼 보수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의 부정부패 의혹은 미국 보수 음모론자들의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데파페가 습격에 나서게 된 동기가 여러 음모론이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데파페에 대한 재판을 할 정도로 증거가 충분한지 따지기 위해 열린 이날 예비심리를 마친 뒤 재판 진행을 결정했다.
데파페는 연방 법률에 따라 납치, 폭행 등 2개 혐의로 기소됐다. 주 법률로는 살인 미수, 주택 무단침입, 치명적 무기를 이용한 폭행, 노인학대, 노인 불법감금, 공무원과 그 가족 위협 등 더 많은 혐의를 받는다.